유초중고 내년부터 年 5~7시간 ‘마약 교육’ 의무화

10대 마약범 5년간 4배 증가…성인 고용해 판매도
교육부, 사회관계장관회의서 “예방교육 강화” 발표
“올해 8월까지 고시 개정한 뒤 내년부터 의무화”
마약교육 중학교 연간 6시간, 고교 7시간 실시키로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18개 지검 마약전담 부장회의에서 당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인천지검은 최근 고3 학생 3명이 성인 6명을 일명 ‘드라퍼’(마약 배달책)로 고용,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판매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수원지검도 판매 목적으로 필로폰·합성대마 등 2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소지하고 있던 청소년 4명을 구속해 지난달 재판에 넘겼다.

정부가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약범죄가 폭증하자 유·초·중·고 각급 학교에서 마약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연간 5~7시간 예방 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0대 마약사범 5년간 4배 폭증

교육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청소년 마약류 접근 차단 추진상황’을 발표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10대 마약 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2022년 34.2%로 5년간 무려 4배나 증가했다. 전체 마약 사범 중 10~20대 비율도 같은 기간 15.8%에서 34.2%로 2.4배 늘었다.

교육부는 마약 중독에 대한 청소년들의 경각심이 미흡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예방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에 이은 후속 조치다.

내년부터는 유·초·중·고 각급 학교에서 마약 예방 교육이 의무화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연간 5시간을, 중학교 6시간, 고등학교는 7시간의 마약 예방 교육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학교 안전교육 실시 등에 관한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는 이미 학교별 안전교육 계획이 수립된 상태이기에 오는 8월까지 관련 고시를 개정하고 내년부터 각급 학교별 예방 교육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고시인 ‘학교 안전교육 실시 기준’에 따라 지금도 초중고 학생들에게 약물·사이버 과의존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마약 외에도 흡연·음주·카페인식품 오남용이나 인터넷·게임·스마트폰 중독까지 교육 내용에 포함하고 있는 것. 지금까진 ‘마약 청정국’이란 위상답게 마약보다는 흡연·음주·인터넷 중독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이뤄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 출신인 김희준 변호사는 “요즘은 대부분의 마약 거래가 텔레그램·다크웹 등 인터넷상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문화에는 청소년이나 젊은층이 더 유리하다”며 “학교에서 마약 관련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이를 반드시 이수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타버스 활용 마약 부작용 체험교육도

마약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가상현실 등 신기술도 활용한다. 마약에 중독될 경우 10년 뒤 변화된 자신의 모습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이다. 해당 교육자료는 학생건강정보센터 홈페이지에도 탑재, 학교에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예방교육을 실시한 교사 대상 연수과정도 이달부터 개설·운영한다. 연수 프로그램은 교사들이 언제든 교육받을 수 있도록 원격교육 형태로 진행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관련 전문 강사 약 100명을 추가 양성키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기술을 활용한 마약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에 제공하기로 했다“며 ”마약 투약 시 주변이 흔들리는 등 이상 반응을 체험하거나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체험형 교육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