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마약 예방교육 대폭 늘린다…"최소 이수시간 마련"
기사내용 요약
정부, 청소년 마약류 접근 차단 추진상황 논의
유초등 5차시·중학교 6차시·고등학교 7차시로
7월 대전 중독재활센터 설치…내년 전국 확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내년부터 유·초·중·고 학생들의 마약 예방교육 시간이 대폭 늘어난다. 수업은 마약을 하면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교육자료를 활용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 '청소년 마약류 접근 차단 추진상황'을 심의했다.
이번 안건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마련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에 담긴 조처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교 마약 예방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교육부는 약물 중독 예방교육을 위한 별도의 최소 이수 시간 기준을 새로 만든다.
현행 '학교안전교육 실시 기준 등에 관한 고시'는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약물 및 사이버 중독 등 분야별 예방교육 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8월까지 해당 고시를 개정해 약물 중독 예방교육을 따로 분리, 유치원과 초등학교 5차시, 중학교 6차시, 고등학교 7차시로 정하기로 했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차시당 수업 시간은 초등학교는 40분, 중학교는 45분, 고등학교는 50분이 원칙이다.
개정 고시는 내년 1학기(3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올해 2학기는 이미 일선 학교의 수업 계획이 세워진 만큼 기존 기준(모든 학교급에서 10차시) 안에서 마약 예방교육을 확대하도록 권고했다.
오는 7, 12월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의 예방교육 실적을 점검하고 부족하면 지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여성가족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과 보다 효과적인 교육 자료 개발에도 나선다.
가상현실(VR) 등 기술을 적용해 마약을 내가 사용하면 어떤 피해를 입을 지 직접 이상반응을 체험해보거나, 마약을 투약했을 때 10년 뒤 내 모습이 어떻게 바뀌는 지 사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오는 9월까지 마약 예방교육과 상담을 목적으로 하는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10~12월 이를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전시관 등에 체험형 마약 예방교육 콘텐츠를 구축한다.
교육 당국은 경찰과 함께 최근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일명 '마약음료'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응 교육을 벌이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서도 청소년지원센터에서 기초소양 교육으로 마약 예방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달 중 진행하는 교장, 원장 자격 연수에 마약류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등 교사 대상 연수도 확대하며, 청소년 중독 예방 전문강사도 109명 추가 양성한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운영위원회나 공개 수업 등을 통한 대면교육을 갖고, 가정통신문 등을 보내 자녀 마약 예방교육 지도 요령을 알릴 계획이다.
당국은 마약 예방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원하고 현장과 논의하기 위해 '학교 마약예방교육 지원 전문위원회'의 자문 역할을 확대한다.
정부는 청소년을 상대로 한 마약류 판매, 투약행위 등 불법에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이달 출범할 예정인 제9기 대법원 양형위원회 안건 심의를 거쳐 청소년 대상 마약범죄의 양형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4월30일 대검찰청은 청소년 마약범죄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마약 범죄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기소 과정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과 무기징역 등 가중 처벌 조항도 적극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마약 유통 행위도 신속한 차단을 추진한다.
마약 관련 키워드를 자동 탐지하는 감시(모니터링) 체계 'e-로봇'의 검색 대상에 중고거래플랫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포함한다.
정부는 청소년 마약류 노출, 사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연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내년 중 마약류 사범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할 방침이다.
마약에 빠져든 청소년을 위한 회복도 지원한다.
사법 당국은 마약을 단순히 투약하는 등 죄질이 가벼운 청소년에게 교육과 선도, 치료의 기회를 주기 위해 조건부 기소유예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 부산에만 설치된 중독재활센터를 오는 7월 대전(충청권)에 추가 설치하고, 내년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1곳씩 두도록 확대한다.
센터에서는 미국 재활기관인 '사마리탄 데이탑빌리지'와 협업해 개발한 청소년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독자 가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개발을 추진하고, 관계부처의 마약 예방·치료·처벌 등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통합 홈페이지도 만든다.
정부는 내달 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기념해 '마약과 끝낼 신호, SOS'를 주제로 마약류에 대한 호기심을 거부하고 중독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캠페인도 벌인다.
오는 10월 각급 학교에서도 마약류 등 약물 오남용 관련 공모전을 개최하고 우수작은 표창할 계획이다.
방송 등에서 마약류를 투약하는 장면을 송출하지 않도록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등을 강화하고 마약범죄 관련 언론보도 권고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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