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도의회 예산 갈등… 송악산 사유지 매입 ‘불발’ 위기

김영헌 2023. 5. 17. 14: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난개발 논란이 일던 제주 송악산 일대 중국 자본의 사유지를 매입해 공공자원으로 보전하기 위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17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2023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심의를 벌여 옛 송악산 유원지 부지 내 사유지 매입 예산 151억 원을 전액 삭감하고, 전액 내부유보금으로 돌렸다.

도의회 5개 상임위는 이번 추경안 심사 과정서 송악산 사유지 매입비 예산을 포함해 모두 430억여 원을 감액 조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의회 상임위 추경 심사서
매입 예산 151억 전액 삭감
지사 공약사업도 다수 포함
제주도의회 전경.

난개발 논란이 일던 제주 송악산 일대 중국 자본의 사유지를 매입해 공공자원으로 보전하기 위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올해 첫 추경 예산안을 놓고 충돌하면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17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2023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심의를 벌여 옛 송악산 유원지 부지 내 사유지 매입 예산 151억 원을 전액 삭감하고, 전액 내부유보금으로 돌렸다. 행자위는 앞서 이달 12일에는 도가 제출한 2023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송악산 일원 사유지 매입)에 대해 심사보류 결정했다. 행자위는 “송악산 일대 난개발 예방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투자자와의 소송, 국제투자분쟁 해소를 위해 토지를 매입하기 위한 이번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된다”며 “하지만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재정 확보 계획, 토지 매입 이후 활용 방안, 인근 주민 갈등 해소 및 주민 상생 방안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심사 보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2020년 10월 송악선언을 발표해 송악산 개발제한을 선언했고, 이어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해 12월 난개발 위험에 처한 송악산 사유지의 전부 매입 방침을 밝혔다. 도의회 역시 지난해 12월 임시회에서 신해원의 사유지를 매입하는 내용의 ‘송악산 토지매매 기본합의서’를 가결했다. 이에 도는 난개발 방지를 위해 지난해 12월 29일 송악산 유원지 개발 사업자인 중국계 투자자 신해원 유한회사와 사업용지 170필지 40만748㎡ 모두를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도는 이번 추경에서 매입비 예산이 통과되면 다음 달부터 매입에 따른 감정평가와 매입 가격 결정, 매매계약 등을 차례로 진행해 내년 소유권 이전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의회에서 예산 확보에 제동이 걸리자, 도는 이달 15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갖고 “투자자의 사유재산권 행사, 국제소송 제기 등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투자자가 송악산 주차장, 올레길, 송악산 진입로를 갖고 있어 사유재산권을 행사하게 되면 지역주민과 관광객 통행제한 등 불편과 경관 사유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회기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상정과 의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의회 설득 등 원만한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의회 5개 상임위는 이번 추경안 심사 과정서 송악산 사유지 매입비 예산을 포함해 모두 430억여 원을 감액 조정했다. 오 지사의 공약 사업도 감액 내역에 상당수 포함됐다. 이달 18일까지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감액 사업들이 그대로 의결될 경우 오 지사의 일부 공약 추진도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오 지사가 도의회 추경안 심사 결과를 ‘부동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부동의’ 상황까지 이뤄질 경우 도와 도의회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