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신인상은 투수? “NO”…롯데의 루키 김민석의 뜨거운 5월
고교야구 ‘5할 타자’ 김민석(19·롯데)의 잠재력이 프로에서 움트고 있다.
김민석은 휘문고 3학년 시절인 2022년 20경기 68타수 37안타 0.544의 타율에 OPS(출루율+장타율) 1.508을 기록하며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김민석은 2023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서현(한화)·윤영철(KIA)에 이어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에 참여한 야수 중에 가장 빠른 지명이었다.
롯데는 ‘제2의 이정후’라고 평가받는 김민석의 타격 재능을 높이 샀다. 고교야구 기록만큼은 김민석도 이정후에게 밀리지 않는다. 휘문고 3학년이었던 2016년 이정후는 21경기에서 타율 0.352(71타수 25안타), OPS 0.946을 기록했다.
프로에 입성한 김민석은 곧장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데뷔 첫 3경기에 교체 출전하며 예열을 마쳤다. 지난달 9일 KT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하며 루키의 존재감을 떨쳤다. 쾌조의 출발을 알린 김민석은 그러나 타석에서 주춤하는 경기가 점점 늘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듯했다. 4월 김민석의 타율은 0.196(56타수 11안타)에 그쳤다.
김민석의 5월은 달랐다. 그는 지난 2일 KIA전에서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치르더니 이튿날에도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한껏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는 올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하며 장기인 콘택트 능력을 뽐냈다.
그는 이날 틈이 날 때마다 상대 베이스를 훔치며 도루 2개를 올렸다. 그의 빠른 발은 1회 롯데가 선취점을 뽑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김민석의 5월 타율은 16일 현재 0.344(32타수 11안타)를 기록 중이다.
김민석은 주로 1·2번 테이블세터 겸 중견수로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루키 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이날 한화전을 3-1로 승리하며 단독 1위에 오른 롯데의 리드오프를 루키가 책임진다. 팀 선배인 유격수 노진혁은 이런 김민석에 대해 “프로에서 조금 더 가다듬으면 제2의 이정후가 충분히 될 수 있을 만한 재능이 있다”고 칭찬했다.
김민석은 2017시즌 KBO 신인상을 받고 날아오른 이정후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물론 어려운 길이다. 최근 4년 신인상은 모두 투수 차지였다. 이번 시즌도 현재까지 김동주(두산), 이용준(NC), 문동주(한화), 송영진(SSG) 등 투수들이 신인상 후보로 앞서 거론된다.
하지만 투수들 틈바구니에 낀 김민석의 선전은 올 시즌 신인상 구도를 완전히 바꿔 놓을지도 모른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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