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키치 트리플더블 앞세운 덴버, 레이커스 꺾고 서부 결승 기선 제압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가 17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미국프로농구 서부콘퍼런스 결승 1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덴버 | AP연합뉴스

다빈 햄 LA 레이커스 감독은 지난 13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2022~2023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콘퍼런스 2라운드 6차전을 이겨 서부콘퍼런스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로키 산맥에서 한 괴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햄 감독이 언급한 ‘로키 산맥’은 해발 1600m 고지에 홈구장이 있는 결승 상대인 덴버 너기츠를, 그리고 ‘괴물’이란 덴버의 에이스 센터 니콜라 요키치(28)를 뜻하는 것이었다. 지난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고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는 ‘평균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던 요키치는 레이커스의 최대 골칫거리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 그랬다. 요키치의 괴물 같은 활약이 덴버에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덴버는 17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열린 NBA 서부콘퍼런스 결승 1차전에서 34점·21리바운드·14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요키치를 앞세워 레이커스를 132-126으로 꺾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두 팀의 2차전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둘은 지난 2019~2020시즌 때 같은 위치에서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는 레이커스가 덴버를 떨어뜨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했다.

3년 전 자신에게 좌절을 안긴 레이커스를 상대로 요키치는 이를 악물었다. 요키치는 이날 트리플더블에 필드골 성공률 70.6%라는 엄청난 집중력을 과시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NBA 역사상 플레이오프에서 30점 이상을 득점하고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면서 필드골 성공률이 70%를 넘긴 것은 요키치가 유일하다. 요키치와 원투펀치를 이루는 저말 머리도 31점을 넣어 힘을 보탰다.

다만 요키치의 이런 활약에도 경기는 막판까지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덴버는 3쿼터 종료 5분24초 전까지만 하더라도 21점을 앞서는 등 여유있게 승리를 챙기는 듯 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앤서니 데이비스(40점·10리바운드)가 꾸준한 활약을 한 것과 함께 르브론 제임스(26점·12리바운드·9어시스트)와 오스틴 리브스 등을 앞세워 덴버 선수들 가운데 가장 체격이 작고 수비가 약한 머리를 집중 공략하며 무섭게 추격했다. 경기 종료 3분23초를 남기고는 121-124까지 따라붙었다.

전열을 재정비한 덴버는 역전을 허용치 않았다. 요키치의 자유투 득점으로 다시 차이를 벌린 덴버는 이어진 레이커스의 공격 때 제임스가 요키치 앞으로 돌파하다 공을 놓치는 실책까지 저지른 덕분에 끝내 승리를 지켜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