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2000억 부담에… 49층 대신 35층 택한 반포주공1단지

이미연 2023. 5. 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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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이 49층으로 설계변경을 추진하려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서울시의 층수 규제에 따라 35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한 이 조합은 2021년 6~11월 이주를 시작해, 현재 단지는 전면 철거된 상태다.

이 후 지난해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2040 서울플랜'으로 한강변 아파트의 35층 높이 제한이 폐지되자, 조합은 49층으로 상향하는 설계변경이 이날 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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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수 변경땐 공사기간도 늦어져
조합원 1980명 중 1297명 반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철거 전 모습. 사진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이 49층으로 설계변경을 추진하려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설계안 변경에 따른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데다가 공사 비용도 2000억원 이상 늘게 되자 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결국 부결됐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날 열린 총회에서 '서울시 35층 층수제한 폐지에 따른 설계변경 진행의 건' 등 4개 안건을 올려 표결에 붙였다. 조합원 2300명 중 1980명이 참석(서면동의 포함)한 총회에서 4개 안건 중 '49층 설계안'에만 반대 1297표가 나와 부결됐다. 이 안의 찬성은 634표, 무효 및 기권 49표에 그쳤다.

이 단지는 2017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가까스로 피했다. 당시 서울시의 층수 규제에 따라 35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한 이 조합은 2021년 6~11월 이주를 시작해, 현재 단지는 전면 철거된 상태다.

이 후 지난해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2040 서울플랜'으로 한강변 아파트의 35층 높이 제한이 폐지되자, 조합은 49층으로 상향하는 설계변경이 이날 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조합 측은 층수를 높이면 한강변 조망 가구가 늘어나고 남향세대도 증가하는 동시에 주변 단지와 스카이라인을 맞출 수 있어 단지 가치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런 이유를 들어 층수 변경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적지 않다. 서울시 발표 후 △신반포2차(50층) △압구정 2~5구역(49층) △대치 미도아파트(50층) △서초 진흥아파트(59층) △여의도 시범아파트(65층) △여의도 한양아파트(54층) △여의도 대교아파트(59층) △여의도 진주아파트(58층) △여의도 삼부아파트(56층) △여의도 공작아파트(56층) 등이 층수 변경을 추진 중이다. 이미 최고 50층 승인을 받은 잠실주공5단지는 70층으로 더 높이기 위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신청 동의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주민들은 늘어나는 공사기간과 공사비 부담을 더 크게 받아들인 듯 하다. 기존 35층 계획대로 '빠른 준공'에 표를 던진 것.

실제 조합 측이 제시한 35층 설계는 내년 3월 착공해 같은 해 11월 터파기 공사를 완료하고 2027년 11월 준공하는 스케쥴이다. 반면 49층으로 변경하게 된다면 올 연말 정비계획 변경고시를 거쳐 내년 8월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은 뒤 내년 11월 인허가 절차를 종료해 준공이 2028년 6월로 밀리게된다.

공사비 증가 역시 큰 부담 중 하나였다. 층수 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분은 약 1500억원, 인허가 비용 약 300억원, 이주비 금융비용 약 400억원만해도 벌써 2200억원인데 여기에 공사시간 7개월 증가로 인한 추가 비용까지 예상돼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예상이 나온 것.

이번 총회 부결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는 최고 35층, 55개동, 총 5002가구 계획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의 시공은 현대건설이맡았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된 '한 동 남기기'에 따른 108동 보존·활용 계획을 철회하고 덮개공원을 조성하는 등의 '기부채납시설 계획 변경의 건'이 가결됐다. '한 동 남기기'는 앞서 개포주공 1·4단지와 잠실주공5단지도 철회한 바 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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