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여전’ 상장VC 1분기 영업익 전년比 40% 감소… 절반은 역성장

오귀환 기자 2023. 5. 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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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벤처캐피탈(VC) 13곳의 1분기 성적표가 발표된 가운데 VC 중 절반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한 13개 VC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VC들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액은 1044억원으로 전년 동기(1847억원)보다 43.47% 줄었고, 영업이익은 412억원으로 같은 기간(736억원) 대비 43.9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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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비상장 할 것 없이 투자기업 가치 하락
지난해 1분기 성과보수 ‘잭팟’ 기저효과
데카콘 기업 담은 VC들은 낙폭 더 커

상장 벤처캐피탈(VC) 13곳의 1분기 성적표가 발표된 가운데 VC 중 절반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의 벤처 열풍을 타고 급성장하던 VC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 세계적인 긴축 여파에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한 13개 VC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VC들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액은 1044억원으로 전년 동기(1847억원)보다 43.47% 줄었고, 영업이익은 412억원으로 같은 기간(736억원) 대비 43.92% 감소했다. VC 9곳은 매출이, 8곳은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VC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다. 올해 1분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다. 다음으로 감소 폭이 큰 VC는 미래에셋벤처투자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83% 감소했다. 우리기술투자와 나우IB도 각각 73.3%, 51.9% 줄었다. 이밖에 린드먼아시아(-18.6%), DSC인베스트먼트도 (-7.9%) 부진했다.

VC들의 실적 악화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벤처 투자 시장 한파가 가시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VC 실적은 운용하는 벤처펀드 지분법 이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지분법 이익도 감소한다.

지난해 높은 몸값으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전년 대비 기업가치가 감소했다.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꿈꾸던 상황에서 1년 만에 가치가 반토막 나거나, 재기불능 상태로 빠진 사례도 생겼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높은 수익을 안겨주며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불렸던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기업가치가 1년 만에 급감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는 최근 10만2000원에 거래돼 1년 전(33만7000원)보다 69% 하락했다.

함께 데카콘으로 언급됐던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빗썸코리아, 컬리, 오아시스 등도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야놀자 역시 장외 주식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 이밖에 컬리(-74%), 오아시스(-66%), 빗썸코리아(-60%)도 기업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한 VC업계 임원은 “비상장주식뿐 아니라 국내 주식 가격이 하락한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성과보수도 영업이익으로 잡히는 만큼 지난해 성과보수를 많이 받은 VC의 경우 감소 폭이 더 커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평가이익인 만큼 투자금 회수 시점의 실적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VC업계 임원은 “두나무같이 기업가치가 많이 하락한 기업들에 투자한 에이티넘이나 우리기술투자 등의 실적이 많이 악화했을 것”이라면서도 “실적을 잘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회수 시점에서의 기업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자금이 말라가면서 스타트업 한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날 스타트업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총 투자건수는 90건, 투자금액은 2639억원에 그쳤다. 투자금액은 3월(3427억원)과 비교하면 22.9%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1조2333억원)과 비교하면 9694억원 감소(78.6%)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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