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2030 잡자” 통신 3사, 데이터·혜택 2배로… 꽃·외국돈까지 선물로 증정
“굳이 비싼 5G 요금제 안써”
통신 3사, 데이터 대폭 늘려 ‘방어전’
제휴 할인 혜택 강화… 이색 프로모션도
“데이터 많은 건 좋은데… 갈 길 멀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2030을 겨냥한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신설하고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가성비를 따져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집토끼를 붙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청년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각종 프로모션도 마련했는데, 기대 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6월 1일 만 34세 이하 5G 고객을 위한 ‘0 청년 요금제’ 7종을 내놓는다. 이어 7월 1일에는 ‘0 청년 맞춤형 요금제’ 4종을 출시한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청년 고객 특성에 맞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일반 요금제 대비 20~50% 늘렸다는 설명이다. 월 8만9000원 이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공유·테더링 데이터를 20기가바이트(GB) 추가 제공하고, 월 7만9000원 이하의 데이터 제한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4~50GB를 추가 제공한다.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세계 화폐’ 선물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1988년 6월 1일 이후 출생을 인증한 고객이 T월드·T멤버십 배너를 통해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해 룰렛을 돌리면 세계 화폐 10종류 중 하나를 지급한다. 이를 한화로 환산해 네이버페이 포인트 쿠폰 형태로 전달한다. 김지형 SK텔레콤 통합마케팅전략 담당은 “0 청년 요금제는 청년층의 생활 및 이용 패턴을 감안한 새로운 요금체계다”라며 “출시 시점에 맞춰 더욱 다양한 할인 혜택과 프로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했다.
KT는 청년 요금제를 신설하는 대신 5G 요금제를 사용하는 만 29세 이하 모든 가입자에게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2배로 늘리는 강수를 뒀다. 월 8만원 이상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공유·테더링 데이터 2배, 6만9000원 이하 데이터 제한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 2배를 제공하는 식이다. 기존에 있던 20대 전용 브랜드 ‘Y’를 통해 자사 OTT ‘티빙’ 구독료 50%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던 것을 ‘Y덤’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개편했다.
KT 관계자는 “데이터 제한 요금제의 경우 국내 통신사의 청년 대상 요금제 중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량을 제공한다”며 “청년 세대의 통신비 부담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프로모션의 일환으로는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팝업스토어 ‘Y캠퍼스’를 연다. 총 5층 규모의 카페 공간을 대학 캠퍼스처럼 꾸며 인기 아티스트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지하 1층은 강의실, 1층은 광장 및 입학처, 2층은 과방, 3층은 도서관, 4층은 동아리관으로 꾸몄다. 구강본 KT 커스터머사업본부장(상무)은 “앞으로 Y캠퍼스 프로그램을 매 학기 운영해 20대 고객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7월 3일 ‘5G 청년 요금제’ 8종과 ‘5G 청년 온라인 요금제’ 6종을 출시한다. 일반 요금제와 월정액 수준은 같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최대 66% 더 많다. SK텔레콤과 비슷하게 월 8만5000원 이상 무제한 요금제는 공유·테더링 데이터 30GB, 데이터 제한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4~60GB를 추가로 제공한다. 다만 경쟁사 대비 기본 공유·테더링 데이터가 적고(각각 5GB) 용도를 구분해 제공한다. SK텔레콤은 36GB, KT는 40GB를 통합해 제공한다.
이달부터 구직활동 중인 청년을 대상으로 ‘제로레이팅’ 혜택도 제공한다. 정부가 운영하는 워크넷 등 10개 구직 사이트 이용시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량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이 정보를 얻기 위해 구직 사이트 접속 빈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우선 내년 4월 30일까지 약 1년간 적용하고, 향후 고객들의 이용 패턴 등을 분석해 연장 및 확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20대 전용 브랜드 ‘유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전국 50개 대학 캠퍼스에 현수막을 건 데 이어 4월에는 광운대 등에서 커피 나눔 이벤트를 열었다. 지난 15일에는 성년의 날을 기념해 이화여대 등에서 장미꽃을 선물했다. 김다림 LG유플러스 마케팅전략담당은 “유쓰를 통해 20대 고객에게 당사의 브랜드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알뜰폰이 ‘MZ폰’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30을 붙잡기 위한 통신 3사의 고군분투는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자 중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3%에서 지속 증가해 지난해 말 49%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굳이 비싼 돈 주고 통신사 요금제를 가입할 필요를 못 느끼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며 “5G가 잘 안 터지는 점도 알뜰폰으로의 이동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3사 청년 요금제에 대한 2030의 반응은 엇갈린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솔직히 어지간한 중간요금제는 요금·용량 구간이 마음에 안드는데, 이번에 나온 청년용은 기본 요금제랑 대충만 비교해도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라고 했다. 한 20대 직장인 이씨는 “테더링 데이터 사용량 많은 건 좋은데 알뜰폰은 무제한 요금제가 비싸봐야 2만~3만원이다”라며 “(통신 3사 요금제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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