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 봉합 거부" 뿔난 간호사들, 오늘부터 준법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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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반발한 간호사들이 17일부터 '준법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대리처방, 대리수술, 채혈, 봉합 등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의료행위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간호협회는 지난 8~1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간호사의 98.6%가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만큼 PA 간호사를 비롯한 많은 인원이 준법투쟁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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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의료지시 거부, 불법진료 신고센터 운영
19일 범국민 규탄대회 개최 및 연차투쟁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반발한 간호사들이 17일부터 '준법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대리처방, 대리수술, 채혈, 봉합 등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의료행위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간호사들은 19일에는 연차투쟁과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대한간호사협회는 이날 서울 중구 간호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 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간호협회는 이날부터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L-튜브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 의사의 불법지시를 거부하기로 했다. 가령 피검사를 위한 채혈은 임상병리사 업무에 해당하지만, 이 역시 간호사에게 전가되기도 한다. 이처럼 업무 범위 밖 의료행위를 거부하고 본연의 간호 업무만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준법투쟁은 주로 'PA(진료지원인력)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PA 간호사는 대학병원 등에서 전공의 등과 함께 수술·시술 보조를 하는데 이는 현행 의료법상 불법이다. 간호협회는 지난 8~1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간호사의 98.6%가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만큼 PA 간호사를 비롯한 많은 인원이 준법투쟁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A 간호사들은 전국에 1만 명 이상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간호협회는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해 환자와 보호자 등이 불법의료행위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자문변호사를 통해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하는 방식으로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경 간호협회장은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의료직능의 면허 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하겠다"며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적인 업무 지시에 관한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불법진료를 감시할 현장실사단을 별도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간호협회는 19일엔 연차투쟁 및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규탄대회에 참여하려는 간호사는 자발적으로 연차를 내라는 취지"라며 "간호사가 환자의 곁을 떠나는 의료공백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규탄대회에는 최소 3만~4만 명이 참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간호협회는 한 달 동안 전국 간호사의 면허증을 모아 보건복지부에 반납하고,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보건복지부 장·차관 고발, 총선기획단 출범, 1인 1정당 갖기 운동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단체행동은 1차 행동으로, 향후 국회에서 간호법이 재논의되는 상황에 따라 투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간호협회 측은 설명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사 회원들의 항의가 많았고, 총파업을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1차 단체행동 수위는 환자 곁을 떠나지 않는 최소한의 수준이고, 상황에 따라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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