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오늘의 승자는 덴버일까? 샌안토니오일까?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23. 5.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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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 NBA 서부컨퍼런스 결승 1차전서 LA 레이커스 제압
샌안토니오는 올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 당첨
'역대급' 재능으로 평가받는 224cm 장신 유망주 영입 임박
빅터 웸반야마. 연합뉴스
빅터 웸반야마. 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미국 덴버에서 2022-2023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결승(7전4선승제) 1차전이 열렸다.

서부컨퍼런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니콜라 요키치의 덴버 너겟츠과 7번 시드 돌풍을 일으킨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의 LA 레이커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양팀의 1차전이 시작하기에 앞서 NBA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도 있는 큰 행사가 개최됐다. 컨퍼런스 파이널 못지 않게 관심이 컸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상위권 지명 추첨식이 열린 것이다.

신인드래프트 상위권 지명 순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들을 대상으로 성적이 낮을수록 높은 확률이 부여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17승 65패의 성적으로 3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나란히 22승 60패를 기록한 휴스턴 로켓츠,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나란히 14.0%의 1순위 당첨 확률을 확보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로터리 추첨에 NBA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프랑스 출신의 슈퍼 유망주 빅터 웸반야마가 이견이 없는 1순위 후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NBA 입성을 앞둔 선수에게는 비교 대상이 붙는다. 해당 선수가 NBA에서 뛰고 있는 혹은 뛰었던 선수 중 누구와 비슷한 스타일인지 따져본다.

그런데 웸반야마에게는 아예 비교 대상이 없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유형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웸반야마는 공식 신장 224cm의 장신 선수다. 그는 전통적인 빅맨이 아니다. 그는 가드처럼 드리블 한다. 3점슛을 던질 수 있고 심지어 풀업 점퍼도 구사할 수 있다. 코트를 달리는 속력은 빅맨의 수준을 초월한다. 골밑을 지키는 슛 블로커로서의 능력도 탁월하다.

프랑스 출신의 NBA 센터로는 신장 216cm의 최정상급 수비수 루디 고베어가 있다. 그는 고베어보다 크고 고베어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빠르다. 고베어는 공을 잘 다루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웸반야마는 외곽에서 플레이할 수 있고 드리블, 슈팅 등 신장을 초월하는 수준의 기본기를 갖췄다.

공식 몸무게는 104kg에 불과하다. 깡마른 체형이다. 그가 치열한 NBA 골밑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우려보다 기대가 훨씬 더 크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신인드래프트 순위 추첨을 앞둔 시기에 나온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NBA의 한 관계자는 만약 웸반야마가 몸 관리 등의 이유로 코트를 밟지 않더라도 해당 구단은 그와 초대형 연장 계약을 맺을 의사가 있다고 했다. 그 정도로 기대가 큰 유망주다.

2023년 NBA 신인드래프트는 웸반야마의 드래프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올해의 승자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샌안토니오가 운명의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차지했다.

될 팀은 된다.

샌안토니오는 198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센터 데이비드 로빈슨을 지명했다. 1990년대 NBA 4대 센터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던 로빈슨의 활약에 힘입어 샌안토니오는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기틀을 다졌다.

샌안토니오는 1996-1997시즌 데이비드 로빈슨의 부상으로 인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놀라운 행운이 뒤따랐다. 199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차지했다. 로빈슨이 부상 때문에 거의 뛰지 못한 시즌이었는데 믿기 힘든 반전이 펼쳐진 것이다.

샌안토니오는 1997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전설의 빅맨 팀 던컨을 지명했다. 이후 샌안토니오는 2010년대 중반까지 NBA를 뛰어넘어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구단 중 가장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팀으로 군림했다. 이 기간에 무려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샌안토니오는 2019년을 마지막으로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백전노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지휘 아래 차분하게 리빌딩을 진행했다. 올 시즌 성적은 22승 60패로 1996-1997시즌(20승 62패) 이후 가장 저조했다. 그렇다. 팀 던컨 영입의 발판이 됐던 바로 그 시즌이다.

17일의 승자는 또 있다. 바로 덴버다.

앤서니 데이비스를 상대하는 니콜라 요키치. 연합뉴스


덴버는 이날 레이커스를 132-126으로 누르고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니콜라 요키치는 34득점 21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저말 머레이는 31득점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덴버의 압도적인 화력에 레이커스 수비가 무너진 날이었다. 덴버는 야투(2점슛+3점슛) 성공률 54.9%, 3점슛 성공률 46.9%를 각각 기록했다.

레이커스는 올해 플레이오프 경기 가운데 최고 수준의 화력을 자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앤서니 데이비스는 40득점 10리바운드, 르브론 제임스는 26득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각각 분전했다.

덴버는 이날 승리로 창단 첫 NBA 파이널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샌안토니오에게는 덴버 이상으로 기쁜 하루였다. 팀 던컨-토니 파커-마뉴 지노빌리의 시대 이후 다시 빠르게 명가를 재건할 발판을 만들었다. 게다가 웸반야마의 인터뷰에 따르면 샌안토니오는 프랑스 농구 팬에게 '국민 구단'이다. 프랑스 출신 가드 파커가 오랜 기간 활약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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