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밖에서 내부 잘 보이게···반투명 시트지 제거하고 금연광고 부착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 복지부에 권고

서울 시내 한 편의점. 경향신문 자료사진

편의점 밖에서 내부의 담배 광고를 못보게 반투명 시트지를 붙이는 대신 금연 광고를 부착하는 규제개선 방안이 정부에 권고됐다. 편의점 근무자들에 대한 범죄 위협을 줄이는 등 근무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심판부는 17일 회의를 열고 “올해 6월 중 편의점에 부착해놓은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금연광고로 대체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보건복지부 등에 권고했다.

전국 편의점들은 출입문과 유리 외벽에 반투명 시트지를 붙여두고 있다. 편의점 내 담배 광고를 편의점 밖에서 볼 수 없게 하라는 법령에 따라 담배 제조·판매업계가 실시한 자율 규제다. 편의점 앞을 지나가는 청소년들이 흡연 유혹을 받지 않게 차단한다는 목적이 강하다.

편의점주들을 중심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편의점 밖에서 안을 볼 수 없어 근무자들의 범죄 노출 위험이 커지는 등 업무 환경이 악화된다는 취지다. 반투명 시트지 부착이 청소년 흡연율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기존 규제를 유지하자는 측은 반투명 시트지 부착이 내부 담배광고 노출을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며, 시트지 부착과 편의점 내 범죄 발생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규제심판부는 양측 주장을 검토한 결과 반투명 시트지 대신 금연광고를 부착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결론내렸다. 규제심판부는 “편의점 외벽을 가리고 있는 시트지를 제거해 개방감을 높여 종사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라며 “담배 광고가 외부에 불가피하게 보이는 문제는 금연광고 효과를 통해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에 금연광고를 붙이는 방식은 향후 복지부와 관련 업계 논의를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청소년 금연을 주제로 다양한 광고 시안을 만들고, 광고물 제작·부착은 편의점 본사가 담당하도록 권고됐다. 편의점주에 광고 비용 부담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규제심판부는 “편의점 내 담배 광고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나갈 것을 담배 제조사 등 관련 업계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심판부 논의에는 이호영 한양대 교수, 나태준 연세대 교수, 도경현 울산대 교수, 홍수경 노무사, 안성아 추계예대 교수가 위원으로 참석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