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불법진료 지시 거부에 면허증 반납도… 간호사들 뿔났다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 불발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의 불법 진료 지시행위를 거부하는 방식의 준법투쟁을 예고했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가운데)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 인근에서 정부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관련 1차 대응방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대한간호협회)

대한간호협회(간협)가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에 단체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간협은 17일 서울 중구 간호협회 회관에서 향후 단체행동 방향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경 간협 회장은 "1차 단체행동 방향으로 의사의 불법 의료행위 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하고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방식의 준법투쟁 방침을 밝혔다.

김 회장은 "특히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 의료직능의 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며 "이날부터 간호사가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에 관한 의사의 불법 지시 등도 거부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업무에 관한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협회 내 불법진료 신고센터 설치와 현장실사단을 별도로 운영 관리할 것이라고도 했다.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도 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날부터 한달 동안 전국 간호사의 면허증을 모아 보건복지부로 반납하고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간협은 오는 19일 광화문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 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호사들은 연차를 신청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파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조직적인 연차 투쟁을 통해 단체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3만~4만명가량의 간호사가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협은 간호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낸 정치인들을 부패정치인, 후안무치한 탐관오리로 규정하고 총선기획단을 출범해 2024년 4월 예정된 총선에서 이들이 당선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낸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회장은 "우리 62만 간호인은 앞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최대한 동원해 간호법에 대한 허위사실과 가짜뉴스에 대항해 투쟁하고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겠다"며 "간호법이 다시 국회에서 재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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