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희망과 걱정, 그리고 운명 같은 ‘김윤식의 2023시즌’

안승호 기자 2023. 5. 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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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윤식. 정지윤 선임기자



LG 좌완 김윤식(23)은 지난 16일 잠실 KT전에 등판해 3이닝 동안 7안타 5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개막 시리즈로 열린 지난 4월2일 수원 KT전 이후 올시즌 2번째 KT전 등판. 김윤식은 올해 KT전 2차례 등판에서 4이닝 11안타(2홈런) 7실점의 상처를 입었다.

얼핏 KT 타선이 ‘김윤식 킬러’인 듯 보일 수 있는 수치들이다. 그러나 지난해만 해도, 상대 기록은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김윤식은 지난해 ‘KT 킬러’로 존재감을 뿜어냈다. 5차례 선발 등판에서 1승만을 거뒀지만 평균자책 2.42로 견고한 피칭을 했다. 더구나 급성장세를 보인 후반기 들어서는 3차례 등판에서 1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1.5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3, 피안타율 0.177로 호화로운 피칭을 했다. 올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 사령탑이던 이강철 KT 감독이 김윤식을 주저 없이 발탁한 배경이기도 했다.

KT 타선이 달라진 것일까. 김윤식이 달라진 것일까.

누구보다 답답한 사람은 김윤식 본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장 스태프와 벤치도 이래저래 생각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식이 올해 KT전에서 고전하는 것은 본연의 공을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16일 KT전에서는 3회 들어 볼이 높은 코스로 몰리는 등 제구가 불안해진 가운데 집중타를 맞았다. LG 관계자는 “구위보다는 제구가 좋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후반기 김윤식의 최대 장점은 기복 없는 ‘안정감’이었다. 마운드에서의 안정감은 제구의 안정감에서 비롯됐다. 거의 동일한 ‘피치터널’이 형성되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편차 없는 로케이션을 형성하며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두 구종의 시너지로 타자들 시선을 빼앗으며 다른 한편으로 슬라이더와 커브 효과도 극대화했다.

김윤식은 지난해 하체를 기반으로 한 피칭으로 ‘안정감’을 얻었다. 잠실 홈경기가 열릴 때면, 경기 전 있는 풍경 하나가 김윤식의 성장 과정과 함께 했다. 밴드에 몸을 묶어놓고 하체로 딜리버리를 하는 훈련이었다. 김광삼 코치가 주로 훈련을 도왔다. 그런데 올시즌 들어서는 희미해진 풍경이 됐다. 김윤식이 지난겨울부터 허리 통증으로 조절이 필요해진 가운데 훈련 프로그램에도 조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체를 기반으로 공을 던지면, 제구와 구위 편차가 줄어든다. 대략 A급으로 통하는 일본프로야구 투수들이 보통 그렇게 공을 던진다. 김윤식의 지난해 후반기 피칭이 그랬다.

김윤식은 지난해 후반기와는 다른 밸런스로 공을 던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제구와 구위의 편차가 결과의 편차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윤식은 올시즌 7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 4.66을 기록하고 있다. WHIP는 1.69로 본인 4년 통산 수치(1.49)보다도 높다. 김윤식이 지난해 ‘반짝’ 빛난 뒤 혹여 ‘퇴보’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시즌 개막 이후로 아직까지도 본인의 역량의 70~80%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윤식은 LG의 국내파 1선발의 기대감 속에 시즌을 맞았다. LG 구단에서 김윤식만큼 선발진의 ‘상수’로 계산해놓고 시즌을 맞았다. 그의 한해가 곧 LG의 2023시즌 운명일 수도 있는 내부 구도이기도 하다. 김윤식 개인으로는 9월 항저아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도 도전하는 시즌이다. 이래저래 많은 것이 걸려있는 시즌. 김윤식이라는 이름으로 LG의 보이지 않는 곳이 무척 바쁠 것 같은 시간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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