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개 학살사건, 주범에게 개 넘긴 번식업자들 검찰행

[양평=뉴시스]이호진 기자 = 마을 한복판 고물상에서 동물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돼 공분을 산 '양평 개 대량학살사건'과 관련, 노쇠한 개들을 처리업자에게 넘긴 동물번식업자들이 검찰로 갔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동물번식업자 A씨 등 3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구속된 60대 동물처리업자 B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서 동물번식업자들의 연락처를 확인, 이들의 불법성 여부를 수사해 왔다.

송치된 A씨 등 동물번식업자들은 2020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3년 간 노쇠해 번식능력이 떨어지거나 병을 앓는 개들을 한 번에 20~30마리씩 B씨에게 마리당 1만원을 주고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에 있는 반려동물 경매장에서 정보를 공유해 B씨에게 상품성이 없는 개들의 처리를 맡겨온 것으로 조사됐으며, 적발된 이들 중 7명은 동물번식업 신고조차 하지 않고 번식시설을 운영했다.

또 이들 중 일부는 수의사 면허 없이 개들에게 불법으로 성대수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개를 넘긴 것은 맞지만 곧바로 죽일 줄을 몰랐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으나, 경찰은 개들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싼 값에 처리하려 한 것으로 판단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가 대부분 현금으로 이뤄져 추적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근거로 개들을 넘긴 번식업자들을 특정할 수 있었다”며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동물번식업자들이 넘긴 개들을 양평 지역 자신의 고물상으로 실어 나른 뒤 굶겨 죽이고 방치하다가 적발된 B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당시 B씨의 집 안팎에서 발견된 개와 고양이 사체 1250여구는 지자체가 소각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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