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챗GPT에 한국도 '들썩'…두 달새 몸값 15조 뛰었다

2023. 5. 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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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현지 VC들이 인수한 3000억원 중 일부 물량 국내에 풀려
10조원 이상 웃돈 붙인 현지 VC들…챗GPT 신드롬에 기업가치 50조 육박
국내 운용사들 LP 모집 나섰지만 과도한 수수료에 불만도
이 기사는 05월 17일 12: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세계로 번지고 있는 생성형 AI 챗GPT(ChatGPT) 신드롬이 한국 투자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투자한 현지 대형 VC들이 일부 물량을 한국에서 팔고 있다. 지난해 매출 372억원, 영업손실 7171억원을 기록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50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현대차(시가총액 43조) 몸값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국내에서 1000억원을 모아 현지 벤처캐피탈이 설립한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단기간 기업가치에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은 데다 미국 운용사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수취하는 거래 구조이기 때문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복수의 벤처캐피탈(VC)들이 자산운용사 및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오픈AI 구주 인수를 위한 출자자(LP) 모집에 돌입했다.

출자자 모집은 복수의 구조로 진행 중이다. 첫번째 거래 구조는 지난 3월 오픈AI의 창업자인 샘 얼트만으로부터 보통주를 매입한 미국 VC펀드의 유동화(셀다운) 물량에 국내 투자자가 참여하는 구조다. 오픈AI는 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0억달러(약13조원)를 투자받은 데 이어 민간에서도 일부 투자금을 조달했다. 미국 세콰이어캐피탈, 안드레센호로위츠, 스라이브, K2글로벌 등 대형 VC펀드가 총 3억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VC들은 기업가치를 36조원(270억달러)에서 38조원(290억달러)로 평가했다. 국내엔 안드레센호로위츠의 보유 물량이 대거 풀린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B운용사는 현금화를 원하는 오픈AI 직원들의 일부 스톡옵션 행사 물량을 직접 인수하는 구조의 거래를 제안하고 있다. 현지 VC에 투자하는 구조로는 약 700억원이, 직원들의 스톡옵션을 인수하는 구조의 거래에선 350억원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만기는 3년~5년으로, 현지 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를 약속했다.

각 투자 구조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에 제안된 오픈AI의 전체 기업가치는 46조원(350억달러)에서 53조원(400억달러)로 책정됐다. 불과 한달 여 만에 10조원 이상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챗GPT 광풍이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치다보니 현지 VC들에도 투자 기회가 적은 아시아시장에 지분을 셀다운만하면 기회만 달라는 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차익을 얻을 것이란 계산이 선 것 같다"라며 "'봉이 김선달'식 거래긴 하지만 수요공급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다보니 항의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지난해 매출 2800만 달러(약372억)은 손실 5억4000만 달러(7171억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국내 VC 등을 대상으로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무제표로는 해석되지 않는 기업가치엔 오픈AI가 구글, 메타를 잇는 글로벌 빅테크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현지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4월 기준 오픈AI의 방문자 트래픽은 월 20억건을 돌파했다. 출시 두 달만인 올해 1월 1억명을 돌파한 데 이어 광폭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유료화를 시작한 자사 서비스인 챗GPT가 오는 2024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료서비스 출시 이후 1조 매출 돌파까지 구글이 5년, 메타(페이스북)이 4년이 걸린 점과 비교하면 두 회사의 초기 성장 속도를 뛰어넘는 성장세다. 이번 투자유치에 참여한 스라이브에 따르면 오픈AI의 기업가치는 2024년 미래 매출 1조원에 30배에 달하는 기업가치(PSR)을 인정받았다. 

투자업계에선 기대만큼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모아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고 이 SPC가 현지 VC가 설립한 펀드에 출자하는 구조의 간접투자방식을 짰다. 주주로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막대한 수수료도 감수해야 한다. 현지 VC들은 투자자들에게 연간 2%의 운용수수료를 수취하고 20%의 성과보수(Carried Interest)를 별도로 제하겠다고 공지했다. 일부 국내 운용사는 여기에 더해 현지 브로커 비용으로 투자금의 7%를 공제하겠다는 내용을 제안서에 담았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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