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6회 칸국제영화제 막 올랐다···올해도 레드카펫 밟는 한국 영화들
켄 로치·고레에다 히로카즈 황금종려상 각축
세계 영화인의 축제인 제76회 칸국제영화제가 16일 저녁(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12일간 열리는 영화제에는 총 7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됐다. 한국 영화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이뤄낸 성과다. 켄 로치 등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 다수가 경쟁 부문에 초청돼 여느 때보다 풍성한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한국 영화는 6개 분야에서 7편이 전 세계 영화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영화제 주요 무대인 경쟁 부문은 아니지만 베테랑 감독의 신작과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송강호·임수정 주연 <거미집>은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1970년대 충무로를 배경으로 걸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진 김 감독(송강호)이 분투하는 블랙코미디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연출했다. 이 영화로 김 감독은 3번째, 송강호는 8번째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비경쟁 부문에는 개막작이자 조니 뎁의 복귀작인 <잔 뒤 바리>,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선균, 주지훈이 출연하고 김태곤 감독이 연출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공개된다. 짙은 안개 속에서 다리 위에 고립된 이들의 사투를 그린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은 이름 그대로 자정을 전후로 액션, 스릴러, 누아르, 호러, 판타지 등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 작품을 선보이는 부문이다.
감독협회, 국제비평가협회가 영화제 기간 중 각각 개최하는 감독 주간, 비평가 주간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린 작품들도 있다. 홍상수 감독이 연출하고 김민희가 출연한 <우리의 하루>는 감독 주간 부문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정유미, 이선균 주연 <잠>(유재선 연출)은 비평가 주간 부문에 초대됐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신혼부부가 어느 날 남편의 수면 도중 이상행동을 계기로 삶이 공포 속으로 빠진다는 내용의 스릴러다. 이선균은 출연작 2편이 동시에 영화제에 초청됐다.
김창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화란>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했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누아르다. 주목할 만한 시선은 경쟁 부문 다음으로 인정받는 부문으로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독창적이고 색다른 작품을 꼽아 선보인다.
김창훈 감독과 유재선 감독은 그해 가장 뛰어난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이기도 하다.
라시네프에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황혜인 감독의 <홀>, 서정미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 작품 <이씨 가문의 형제들>이 포함됐다. 라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선보이는 경쟁 부문이다.
블랙핑크 제니의 연기 데뷔작인 미국 HBO 시리즈 <더 아이돌>도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팝스타 위켄드가 제작과 주연을 맡고 릴리 로즈 뎁 등이 출연한 이 드라마는 음악 산업의 어두운 면을 다룬다. <더 아이돌>은 6월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올해 경쟁 부문에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영국 출신으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2번 들어 올린 켄 로치 감독이 신작 <디 올드 오크>를 선보인다. 쇠락한 광산 도시의 술집 주인과 시리아 난민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다.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난니 모레티 감독의 <어 브라이터 터마로>,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역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도 있다. 이 밖에 튀르키예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과 독일 빔 벤더스 감독의 신작 등 총 21편의 작품이 경쟁할 예정이다.
올해 경쟁 부문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다. 경쟁 부문 진출작 21편 중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6편으로, 영화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오스트리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의 <클럽 제로>, 이탈리아 출신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라 키메라> 등이 포함됐다.
심사위원단도 화려하다. 지난해 <슬픔의 삼각형>으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스웨덴 출신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가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을 이끈다. <티탄>의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 아르헨티나 감독 다미안 시프론, 프랑스 배우 드니 메노세, 미국 배우 브리 라슨과 폴 다노 등도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주목할 만한 시선과 황금카메라 부문의 심사위원장은 각각 미국 배우 존 C 라일리와 프랑스 배우 아나이스 드무스티에가 맡았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명태균씨 지인 가족 창원산단 부지 ‘사전 매입’
- 명태균 만남 의혹에 동선기록 공개한 이준석···“그때 대구 안 가”
- [단독]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선언한다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
- ‘IPO 혹한기’ 깬 백종원 더본코리아… 지난달 주식 발행액 5배 껑충
- “김치도 못먹겠네”… 4인 가족 김장비용 지난해보다 10%↑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