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 반토막…“2분기 전망도 어두워” [투자360]

2023. 5. 17. 14: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상장사 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경기 부진 여파로 상장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622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68%(25조6779억원) 감소했다. 매출액은 697조3744억원으로 5.6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5조1657억원으로 52.75%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작년 1분기 50조510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장사 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이상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2009년 1분기에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56.76% 줄었고, 순이익은 81.45% 감소했다.

매출 비중이 9%를 웃도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저조하다. 연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8.8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34%, 47.98%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1분기에 4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 두 기업을 빼고 집계한 코스피 상장사 연결 매출은 612조350억원으로 8.22% 늘어났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조7031억원, 22조1791억원으로 34.57%, 43.31% 감소했다.

17개 업종 중에서 기계와 비금속광물, 운수장비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호전된 성과를 냈고 나머지 업종 실적은 악화했다. 의료정밀은 적자로 전환했으며 전기가스업은 적자를 지속했다. 전기전자는 영업손익이 손실로 전환했고 순이익은 98% 감소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기업 실적이 나빠진 것은 반도체 영향이 컸다”며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로 소비는 늘었지만, 교역 성장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스피에 상장한 금융회사들은 1분기에 호전된 실적을 거두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금융업종 42개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조3103억원과 11조6987억원으로 각각 9.57%, 10.94% 늘어났다.

순이익 규모는 금융지주 6조4957억원, 보험 2조9874억원, 증권 1조2659억원, 은행 7266억원 등 순이다. 순이익 증가폭을 보면 증권(41.98%), 보험(19.25%), 은행(12.26%), 금융지주(3.86%) 순으로 컸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1분기에 성장성·수익성·재무 안정성 모두 나빠졌다. 코스닥 상장사 1115곳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은 67조603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4902억원과 2조4950억원으로 각각 42.2%, 26.3% 감소했다.

정보기술(IT) 산업과 제조업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이 각각 86.0%, 25.5%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각각 1.1%, 4.2%에 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 세계 경기 부진 여파로 상장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높은 금리와 물가로 생산 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들이 이중고를 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여파는 최소 2분기까지 이어져 연간 실적도 역성장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실적이 2분기에 더 나빠져 상장사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반적으로 배터리, 제약·바이오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그동안 이익을 많이 낸 반도체와 자동차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 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자동차 기업 실적도 2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재무 부담에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