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PC 사업 시끌...2년전 CPU가 최신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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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공공 최대어로 꼽히는 경기도교육청 데스크톱 구매 사업이 중앙처리장치(CPU) 규격을 놓고 논란을 낳고 있다.
발주처가 제시한 인텔과 AMD CPU 규격이 성능·가격면에서 한쪽에 유리하게 구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큰 틀에서 인텔 i5 12세대와 AMD 라이젠5 5000CPU간 속도 등 성능은 참고 규격을 충족하다"면서도 "경쟁은 비슷한 조건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이번 사업에서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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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공공 최대어로 꼽히는 경기도교육청 데스크톱 구매 사업이 중앙처리장치(CPU) 규격을 놓고 논란을 낳고 있다. 발주처가 제시한 인텔과 AMD CPU 규격이 성능·가격면에서 한쪽에 유리하게 구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신 스펙 제시를 명시했지만 조달 등록된 제품이 없다는 이유로 2년 전 출시한 제품 제안을 허용해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PC 구매 사업은 100억원을 투입해 각 학교 컴퓨터실의 노후 데스크톱PC를 교체하는 것이다. 경기도 내 25개 교육지원청은 3월부터 개별 사업자를 선정, 총 1만700대가량의 PC를 신규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 시작과 동시에 잡음이 이어졌다. 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한 참고규격 때문이다. 규격에 따르면 CPU는 ‘인텔 i5 12세대 이상 또는 AMD 동급 성능 이상’이 돼야 한다. 통상 인텔 i5 12세대와 비슷한 사양은 AMD 라이젠5 7000시리즈가 꼽힌다.
문제는 현재 조달 등록된 데스크톱 중 AMD 라이젠5 7000시리즈를 탑재한 제품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PC업체들은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AMD 라이젠5 5600G’시리즈를 탑재한 제품을 제안하고 있다. 일부 교육지원청은 아예 ‘인텔 i5 12세대’와 ‘AMD 라이젠5 5600G’를 제안 규격으로 명시했다.
인텔 i5 12세대는 지난해 나온 모델로, 경기도교육청이 참고규격을 마련할 당시 최신 제품에 해당한다. 반면 AMD 라이젠5 5000시리즈는 2021년 출시된 모델이다. 인텔과 비교해 DDR5나 PCIe 4.0 등을 지원하지 않는 반면 가격은 10만~15만원 저렴하다.
사업에 참여한 일부 업체는 두 CPU간 성능과 가격 차이가 큰 만큼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제안공고서에 명시한 ‘가장 최근에 출시된 물품으로 납품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가장 먼저 사업자를 선정한 의정부와 동두천교육지원청이 AMD CPU를 탑재한 데스크톱을 선정하면서 인텔 진영 PC업체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성능보다는 가격에 초점을 맞춘 AMD 진영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평택, 고양, 포천, 안성, 성남, 가평 등 6개 교육지원청도 사업자 선정 중인데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PC업계 관계자는 “인텔 i5 12세대와 견줄 수 있는 AMD 모델이 없다면 새롭게 조달 등록하게 만든 뒤 입찰을 실시하거나 인텔 모델을 i5가 아닌 i3로 한 단계 낮춰 참고규격을 만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텔만 특정 모델을 명시해 두고, AMD는 2년 전 출시한 저렴한 제품 제안을 허용하는 것도 모자라 실제 도입까지 한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일선 교육지원청도 업체 주장에 일부 일리가 있다고 본다. 다만 경기도교육청에서 일괄 참고 규격을 제시한 만큼 자체적으로 제안 규정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큰 틀에서 인텔 i5 12세대와 AMD 라이젠5 5000CPU간 속도 등 성능은 참고 규격을 충족하다”면서도 “경쟁은 비슷한 조건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이번 사업에서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AMD 진영 다른 주장도 “성능, 비슷하거나 더 좋아...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 더 이점”
이를 두고 반대 의견도 나온다. 현재 제안된 인텔과 AMD 제품 성능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AMD 제품이 일부 기능에서는 앞선다는 주장이다. AMD 제품을 제안한 업체 관계자는 “(AMD제품)성능이 비슷하거나 더 좋은데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면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PC를 구입하거나 예산을 절약,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것에 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그동안 인텔이 장악한 공공 데스크톱 시장에서 AMD CPU까지 제안할 수 있도록 길을 연 것에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인텔과 ‘동등한 사양’이라는 모호한 문구와 조달 등록 현황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사업은 입찰공고에 앞서 발주처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구매 규격을 확정했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면밀히 검토해 내년 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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