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포의 홈런타자 된 LG 박동원 "아무 공이나 안 쳤더니 1위"

이상철 기자 2023. 5.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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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KT전서 시즌 10호포…"홈런왕 도전은 아직"
5월 홈런·타율 등 기록, 4월보다 월등히 좋아
LG 트윈스 박동원. 2023.5.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박동원(33)이 5월 들어 공포의 홈런 타자가 됐다. 기록한 안타 10개 중 무려 6개가 담장을 넘어가며 홈런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지난 16일 열린 KBO리그 잠실 KT 위즈전에서 박동원은 침묵을 이어가다 8회 마지막 타석 때 이선우의 2구째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 한 방으로 박동원은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에 도달했다.

박동원의 5월 홈런 페이스는 경이적인 수준이다. 4월 25경기에서 홈런 4개를 때렸던 그는 5월 10경기에서 무려 6개의 아치를 그렸다.

박동원이 홈런 생산 능력만 향상된 것은 아니다. 4월과 비교해 타격의 정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박동원의 4월 타율은 0.235에 그쳤지만 5월 타율은 0.323으로 거의 1할 가까이 차이가 난다. 장타율도 0.407(4월)과 0.968(5월)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한 달 사이에 무엇이 달라질 걸까. 이에 대해 박동원은 "오프시즌부터 강한 타구를 날리기 위해 타격 자세를 바꾸는 등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잘 이뤄지면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 공이나 안 때리고 있는 것이 5월 맹타의 비결이라고 했다. 박동원은 "시범경기 때 생각보다 타격이 잘 됐다. 공을 맞히기만 하면 좋은 타구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콘택트 능력이 좋아진 것으로 착각했다"며 "시즌 개막 후 타석마다 빨리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에 공을 이것저것 막 쳐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렇게 타격해선 안 된다고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잘 칠 수 있는 '존'에 들어오는 공만 때렸더니 타구의 질이 달라졌다. 타구에 힘까지 실리면서 멀리 쭉쭉 날아갔다.

박동원은 "내가 잘 칠 수 있는 공을 때리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했다. 나만의 존을 형성하고 여기에 들어오는 공을 잘 때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도 철두철미하게 했다. 그렇게 나만의 존을 잘 지키며 타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좋은 타격을 하면서 많은 홈런을 치고 있는 자신이 스스로도 신기하다고 했다. 그는 "5월 들어 많은 홈런을 치고 있지만 크게 홈런을 의식하진 않는다. 또 홈런을 때렸다는 생각보다는 나만의 존에 들어오는 공, 상대의 실투 등을 놓치지 않고 잘 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삼진도 많이 당하고 볼에도 헛스윙이 많았다. 올해는 이런 부분도 많이 개선돼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홈런뿐 아니라 타점 생산 능력도 리그에서 수준급이다. 박동원은 25타점으로 이 부문 5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로 범위를 좁히면 채은성(28개·한화 이글스)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위치다.

박동원은 "타점은 내가 잘 한 것보다 우리 LG 선수들이 밥상을 잘 차려줬기 때문에 쌓을 수 있는 기록이다. 다 동료들 덕분"이라며 "내가 찬스를 놓칠 때도 있는데 다음 타자가 잘 해줘서 득점을 한다. 그렇다 보니 나도 (찬스를 놓쳐도) 마음이 조금 편해져 다음 타석에서 (부담을 덜고) 상대 투수의 공을 잘 공략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박동원(왼쪽). 2023.5.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박동원이 지금 같은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22개)을 넘어 생애 첫 홈런왕까지도 넘볼 수 있다. 만약 그가 홈런 1위에 오를 경우 LG 소속 선수 최초로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이 이야기에 손사래를 친 그는 "개막한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지났다. 홈런왕 도전은 너무 섣부른 것 같다. 개인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승리에 내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홈런을 잘 치는 박동원도 이번 시즌 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도루다. LG는 염경엽 감독 부임 후 '뛰는 야구'를 펼치고 있지만 박동원에게는 도루 사인을 보내지 않고 있다.

그는 "상대는 내가 도루를 할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하지 않을까. 난 언제든지 뛸 준비가 돼 있다. 감독님께서 한 번은 도루를 주문하셨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내가 도루 성공률이 높다"며 웃어보였다. 박동원의 통산 도루 성공률은 83.3%(12회 시도·10개 성공)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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