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나란히 장애 겪은 비트·이더, 영향은 달라? [엠블록레터]
탈중앙화 피자에 올려진 ‘다양성’ 토핑
둘 다 메인넷의 장애 발생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첫째 주말 비트코인의 혼잡은 최근 등장한 BRC-20 기반 토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네트워크 내 거래량이 급증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가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네트워크 내 거래량이 늘어나면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거래가 먼저 처리되기 때문에 수수료가 전체적으로 상승합니다.
과도하게 오르면 비트코인 입출금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낸스에서 두차례 입출금을 중단한 것도 이 때문이죠. 이럴 경우 비트코인의 핵심인 코인 송수신 기능이 지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도 그만큼 커집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한 것입니다.
반면 이더리움의 중단은 네트워크 구성 요소에서 문제가 발생해 일어난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트코인보다 더욱 심각한 장애일 수 있죠. 하지만 이더리움은 중단이 발생해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과는 사뭇 상반된 반응입니다. 왜 이런 걸까요?
이번 이더리움 네트워크 중단의 원인은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중 하나인 프리즘과 테쿠로 꼽힙니다. 두 클라이언트로 구동된 노드에서 과부하 문제가 발생하면서 전체 이더리움 네트워크까지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인 블록체인, 그리고 이더리움은 노드로 구성된 거대한 네트워크에서 블록 검증, 코인 생성과 보상,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등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데요. 이 노드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이더리움 클라이언트입니다. 이더리움 클라이언트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중 프리즘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가장 유명한 이더리움 클라이언트는 geth입니다. 이더리움 재단에서 제공하는 공식 클라이언트죠. 두번째로는 패리티를 들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 황서 작성자이자 웹3 재단을 만든 개빈 우드가 설립한 패리티 테크놀로지에서 개발했습니다. 여기에 머지 업그레이드를 시작으로 지분증명(PoS) 적용에 따른 예치가 본격화되면서 프리즘, 테쿠를 포함해 네더마인드, 라이트하우스, 로드스타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목록은 이더리움 예치 런치패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클라이언트가 운영되면 오히려 더 복잡해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더리움 재단에서는 오히려 공식적으로 다양한 클라이언트 개발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단일 클라이언트가 노드의 대다수를 차지할 경우 한 곳에서 발생한 문제가 전체 네트워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 재단 홈페이지에서는 여러 클라이언트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Multiple, independently developed and maintained clients exist because client diversity makes the network more resilient to attacks and bugs. Multiple clients is a strength unique to Ethereum - other blockchains rely on the infallibility of a single client. However, it is not enough simply to have multiple, clients available, they have to be adopted by the community and the total active nodes distributed relatively evenly across them.
즉 클라이언트 다양성이 있어야 네트워크가 공격 또는 버그에 좀 더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과는 다른 이더리움만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비트코인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기능이 없고 지갑, 채굴 기능에 충실한 단일 클라이언트가 사용에는 더 편할 수 있지만 다양한 앱 실행과 PoS 적용에 따른 예치 기능까지 결합된 이더리움에서는 이처럼 여러 개발 주체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클라이언트가 주는 이득이 더 큽니다. 또 이는 과거 더다오 해킹으로 이더리움 클래식이 분리해 나가는 사건의 영향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중단은 이처럼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이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에 맞춰 각자 기능을 개선해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프리즘 개발사에서는 중단을 발생시킨 문제를 수정한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배포했고 현재 중단 문제는 다시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블록체인 업계의 두 주류인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메인넷이 각각 장애를 겪었지만 이유와 영향은 매우 다릅니다. 각 이유와 영향을 잘 분석하고 대응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방향성도 좀 더 잘 이해하고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BRC-20, LSD가 야기할 두 체인의 변화가 사뭇 기대됩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대만보다는 일본이 더 좋다”…세계 최고 부자의 선택, 이유는 - 매일경제
- 백종원 철수한 예산 국밥거리…파리 나와 항의하자 “이해 좀 하쇼” - 매일경제
- “피켓팅의 시즌 시작된다”...엔터株 파죽지세 - 매일경제
- 나라 망하기 일보직전…‘기준금리 100%’ 직전인 아르헨티나 - 매일경제
- “타자마자 멋진남자 대접받네”…‘잘난척’ 아빠車, 가족모두 ‘엄지척’ [카슐랭] - 매일경
- “한국에서 이러면 안 되지”…‘파오차이’ 표기 범람하는 국내 식당들 - 매일경제
- “골프장에 파격 인센티브”...업무시간에 간 제주도지사 약속, 왜 - 매일경제
- “24일 만에 5억5천 껑충”…전지현 산다는 그 아파트 신고가 또 나왔다 - 매일경제
- “6600만명 돈줄 끊긴다”…두번째 부채한도 협상 실패한 美 - 매일경제
- 토론토 단장 “류현진, 현재 불펜 소화중...다음달 타자 상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