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산업 AI 잠재력 주목…데이터 결합 전문기관 확대"

김주현 금융위원장 10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벤처기업 금융지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AI(인공지능) 투자·활용을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금융 데이터 규제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의 AI 대응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금융분야에서 양질의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차질없이 구축하고, 데이터 결합 전문기관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AI에 활용하기 위해 가명정보를 결합한 후 해당 데이터는 사용 즉시 파기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결합된 데이터의 재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허용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챗GPT로 대표되는 초거대·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AI의 잠재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핀테크 기업부터 글로벌 금융회사까지 금융혁신과 시장 선점을 위해 AI 투자와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수한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이 중요하다"며 "편향되거나 결함이 있는 데이터는 아무리 많아도 AI 성능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결함을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 데이터 관련 규제를 개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AI 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활용에 제약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관련 제도와 규제가 금융권의 AI 활용을 저해하지 않도록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분야 AI의 신뢰를 지속 제고해 나가겠다"며 "AI가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정성과 정확성이 담보돼야 하고 AI가 내린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 금융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분야 AI의 공정성·정확성 제고를 위해 '금융 AI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설명가능한 AI의 정의·요건·구현사례 등을 제시하는 '설명가능한 AI 안내서'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설명가능한 AI는 AI모델의 작동원리, AI 의사결정의 근거 등을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기술이다.

김 위원장은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개인정보 침해, 사이버 보안, 윤리적 문제와 같은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여러 금융회사가 특정 AI 모델을 활용하면 디지털 집중 리스크가 확대돼 금융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AI에 대한 신뢰성·책임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금융분야의 AI 활용 현황을 공유하고, 금융 AI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데이터 제공과 테스트 환경 개선을 통한 양질의 데이터 생태계 조성과 규제의 국제적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