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與 "과도한 불안 지양" 野 "면죄부 줄 수도"
野 "오염수 처리 과정에 국민 없어…日방문 후 여론 안 좋을 것"
(서울=뉴스1) 한상희 전민 기자 = 여야는 17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검증할 정부 시찰단의 현장 방문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여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 중 일본 현지를 직접 확인하는 사례는 한국이 최초라면서 "새로운 한일관계 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시찰단 구성을 중립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이번 방문이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제1차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2021년 일본이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공식 확정한 이후에 정부 차원에서 자료 분석, 요청, 국제기구 협력 등 노력을 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현장을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 재작년부터 계속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이어 "그간 축적된 자료들이 실제와 맞는지, 일본이 약속하고 대외적으로 발표했던 것들이 그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최대한 깊이 있게 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안전성을 검증할 정부 시찰단은 한일 국장급 회의(12일)를 통해 전문가 중심의 조사단 20명 내외를 22일부터 나흘간 파견하기로 했다. 다만 시찰단의 구체적인 활동 범위 등에 대해선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서 국민적 우려가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국가 간 협력 차원에서 특례적인 기회를 준 것"이라며 "국민들 관심도 높고 양국 관계에도 상당히 중요한 새로운 관계 발전의 시금석이 되는 시찰단 활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특히 국내에서는 우려를 넘어서 이번 방류 자체가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 단정짓고 강력히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며 "객관적·과학적으로 우려가 불식될 수 있도록 활동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한일 관계에 악영향 준다거나 국민들에게 과도한 불안을 조성한다거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외교에 과도한 부담감을 줌으로 해서 새로운 쟁점화하려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면서 "한일 관계의 새 시대, 새로운 국제관계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해법을 같이 모색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무위에 출석한 박 1차장을 상대로 '짧은 기간 검증이 가능하냐' '오염수 방류에 우려를 표명한 전문가들도 명단에 포함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한규 의원은 박 1차장에게 "평소 오염수 유출에 우려를 표명하고 안전하지 않다고 문제제기 한 분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나"며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반드시 들어가야 국민과 민주당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잘못하면 일본에 면죄부 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뚜렷한 성과 없이 돌아오는 대만 전처를 밟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요식행위가 되지 않도록 책임있게 행동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신뢰에서 힘이 나오는건데 출발 자체가 힘을 잃고 가고 있다"면서 "단순히 한일 관계 개선으로 접근하면 어마어마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설명 자체가 없어서 국민이 의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히 예견하는데 갔다와서 여론 안 좋아질 것이다. 왜 이렇게 미숙하게 일처리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민병덕 의원은 "이번 시찰단이 조선시대 말 일본에 가서 유람만 하고 온 '21세기 신사유람단'이 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핵심은 '무엇을 검증하는가' '누가 검증하는가'"라고 했다. 민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로 이익을 얻는 쪽이 일본이고, 그 손해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는 쪽이 대한민국인데 왜 그 범위와 누가 가는지에 대해서 확정을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정무위 여당 간사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박 1차장에게 "비판이라 생각하지 말고 잘 받아들여야 한다"며 "제대로 된 홍보를 해서 국민들에게 하나하나 다 알려야 한다. 숨길게 없다. 철저하게 준비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재차 당부했다.
윤 의원은 "정치적으로 괴담을 만들기 좋은 소재인 만큼 전문가들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할 사람으로 구성해 하나하나 다 공개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미심쩍게 행동해서 선동, 괴담으로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빌미를 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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