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도심 가로수·공원 수목 ‘과도한 가지치기’ 눈살

권혜민 2023. 5. 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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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도로변 가로수와 공원 수목의 가지가 과도하게 잘려 나가 일부는 소위 '닭발 나무'를 연상케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같은 과도한 가지치기는 대부분 주민 불편 민원 해소 차원이지만 수목 본연의 기능, 미관 등을 해치는 부작용도 상당해 가로수, 공원 수목의 공익적 가치와 민원 사이에서 시의 적절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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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 단구동 일대 버드나무 가지들이 잘려 나가면서 그늘이 사라진 모습.

원주시 도로변 가로수와 공원 수목의 가지가 과도하게 잘려 나가 일부는 소위 ‘닭발 나무’를 연상케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최근 단구동 구곡대림아파트 앞길의 버드나무 가지들이 크게 잘려 나갔다. 인근 건물 2, 3층까지 뻗쳐 올라 간판은 물론 주민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 때문이다.

단계동 이화마을 일대 은행나무 상당수도 열매 악취 민원으로 크게 가지치기 됐다. 단계동 북원로 도로가 은행나무들은 생육 불량을 이유로 전정 작업이 이뤄졌으나, 일부는 윗부분이 아예 잘려 나가는 등 저마다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며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도심 어린이공원 2곳에서는 스트로브 잣나무 중 가지가 대거 잘려나가면서 일부는 고사까지 의심되고 있다.

이 같은 과도한 가지치기는 대부분 주민 불편 민원 해소 차원이지만 수목 본연의 기능, 미관 등을 해치는 부작용도 상당해 가로수, 공원 수목의 공익적 가치와 민원 사이에서 시의 적절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원주 도심 속 어린이공원에 식재된 스트로브 잣나무들이 아래쪽 가지들을 중심으로 대거 전정된 모습.

산림청의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가로수는 건강한 생육을 위해 자연형으로 육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대형목인 은행나무는 고압선 접촉 외에는 가지치기를 지양하고, 느티나무는 전정으로 인해 수형을 잃을 수 있어 수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맹아지 등만 제거토록 하고 있다.

최진우 가로수시민연대 대표는 “과도한 가지치기는 가로수 등의 공익적 기능이 손실되는 것으로 충분한 숙고가 필요하다”며 “특히 민원 발생시 단순 제거가 아닌 일부 이식을 통한 밀도 조절 등 보다 세밀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현 수목들의 관리 방향을 검토하는 동시에 향후 가로수길 등의 조성 시 적절한 식재 계획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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