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닥터 차정숙' 김병철, 대체불가 귀여운 쓰레기

황소영 기자 입력 2023. 5. 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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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김병철
배우 김병철(48)이 대체불가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일명 '귀여운 쓰레기'로 통한다.

김병철은 현재 방영 중인 JTBC 주말극 '닥터 차정숙'에서 엄정화(차정숙)의 남편이자 대장항문외과 과장인 의사 서인호 역을 맡고 있다. 드라마는 지난 14일 10회 방송분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8.9%(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고, TV와 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에선 2주 연속 1위에 랭크됐다. 김병철은 출연자 부문 화제성에서 4주 연속 2위 자리를 지키며 높은 관심을 입증 중이다.

서인호 캐릭터는 품위가 있으면서도 코믹해야 하고 엄정화와 명세빈 두 여자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온갖 나쁜 짓을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캐스팅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토록 찾아헤맨 제작진의 눈길을 끈 인물은 바로 김병철이었다. "이번엔 좀 더 많은 욕을 먹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던 그는 찰떡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염려증이 있어 먹거리에 까다롭고 미세먼지에도 극도로 예민한 스타일이지만 사회적 위치와 이미지를 중시, 자기애가 무척 강한 완벽주의자를 초반부터 섬세하게 표현했다.

'닥터 차정숙' 김병철
캐릭터 묘미를 제대로 살린 김병철의 열연은 '닥터 차정숙'의 보는 재미를 높였다. 극도로 예민한 스타일에 불륜도 모자라 혼외자까지 있음에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심각한 상황과 마주한 그에게선 코믹 요소가 빛을 발한다. 코믹과 능청스러움이 동반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하고 있는 것. 코믹한 빌런, 진상 빌런의 활약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 중이다.

'닥터 차정숙'의 2막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김병철은 그동안의 이중생활을 들켜 파국의 위기를 걷고 있다. 그런데 이 파국이 웃음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그 예가 생일 케이크에 김병철의 얼굴을 박는 장면이다. 이중생활을 눈치챈 엄정화의 복수가 김병철의 우스꽝스러운 치욕으로 이어지며 웃음을 안겼다. 이 장면을 당황함이 깃든 능청스러운 연기로 살린 김병철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여기에 아내 엄정화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면서 형성된 민우혁(로이 킴)과의 삼각 로맨스가 김병철을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었다. 늘 술 앞에서 이성을 지켰던 그가 만취하는 날이 늘었고 술주정으로 배꼽 잡는 상황들이 연출됐다. 병원에서 엄정화와의 부부 관계를 밝힐 때 잔뜩 술에 취해 마이크를 잡고 "여보!"라고 외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웃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빌런의 행보는 김병철 표 친근함, 귀여움, 유쾌함으로 발산되며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발돋움했다.

2003년 영화 '황산벌'로 데뷔한 김병철은 꽤 오랜 무명의 시간을 지냈다. 한동안 작업이 이어지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연기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수업에 참여하며 이겨냈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있었으나 실제로 될지 안 될지는 몰랐다. 직업 자체가 의미 있고 재밌으니 계속할 수 있었다고. 이후 드라마 '도깨비'(2016)를 만나 '파국 아저씨'란 애칭을 얻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드라마 'SKY 캐슬'에선 피라미드 꼭대기를 강조하던 차민혁으로,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선 자기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선민식으로 활약했던 그다.

연기와 관련된 일, 그리고 작업을 좀 더 폭넓게 하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왔고 이에 힘입어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김병철. 그리고 4년 후 '닥터 차정숙'에서 또 한 번의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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