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채은성 외롭지 않게…한화 베테랑 오선진의 반전 5월

배재흥 기자 2023. 5. 1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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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SSG전에서 타격하는 오선진. 한화 구단 제공



5월의 한화가 유격수 오선진(34)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반등의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 시즌 한화의 터닝 포인트는 지난 3일 두산전이었다. 당시 한화는 무기력한 6연패로 리그 최하위로 처졌다. 팀 타선은 ‘1할대’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노시환과 채은성이 부진이라도 한 날이면 단 1점조차 내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막힌 혈이 뚫린 것일까. 한화는 3일 두산전에서 7회에만 8점을 뽑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한화는 두산을 8-3으로 꺾고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었다. 타선이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6승 3패 1무를 기록하고 탈꼴찌에 성공하며 반전의 5월을 보내고 있다.

팀 상승세의 선봉에는 현재 홈런 2위(8개)를 기록 중인 노시환이 있다. 노시환은 쾌조의 4월을 지낸 채은성이 이달 들어 약간 주춤할 때도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여기에 오선진의 지분도 적지 않다. 4월 오선진은 팀 타선과 동반 부진했다. 3일 두산전 이전 19경기에서 안타를 6개밖에 생산하지 못했고, 타율은 0.140까지 내려갔다. 내야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에 하위 타순에 배치됐더라도 상대 투수에게 쉬어가는 타자로 여겨지는 것만큼은 피해야 하는데, 무기력하기만 했다.

오선진에게는 예열의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그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355(31타수 11안타)로, 이 기간 이진영(0.400), 노시환(0.381)에 이어 팀 내 3위다. OPS(출루율+장타율)는 엄청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노시환이 1.316으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고, 오선진도 0.926으로 모자람 없는 성적을 내고 있다.

그의 진가는 역시 수비에서 드러난다. 이 기간 오선진은 유격수 수비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고 실책 없이 내야를 지키고 있다. 특히 16일 대전 홈에서 열린 롯데전에서는 1-1 동점이던 9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한동희가 친 타구가 투수 글러브를 맞아 높게 튀었는데, 오선진은 바운드 된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1루에 송구해 이닝을 끝냈다. 한동희의 느린 발을 곁들인 오선진의 명품 수비였다.

오선진은 지난 2008년 한화에 입단한 이후 줄곧 대전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2021년부터 2년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를 통해 정든 고향으로 돌아왔다. 수베로 감독이 경질되고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 베테랑 오선진은 최원호 신임 감독의 수많은 고민 중 한 가지 만큼은 분명하게 덜어주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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