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30년 만에 나타난 '괴력의 장타자'
한국 남자 프로골프계에 엄청난 장타를 치는 '괴물'이 등장해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프로골퍼 정찬민(24세).
주니어 때부터 무시무시한 비거리
정찬민은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골프를 시작했는데요, 아버지를 따라가서 공을 쳐보니 재미가 있어 입문하게 됐다고 합니다. 주니어 시절부터 대성할 재목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2016년과 2017년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대회 가운데 하나인 송암배를 2년 연속 우승했습니다.
2016년 첫 우승 때는 2위 김한별을 6타 차로 제쳤고 2017년 대회 타이틀 방어를 할 때는 10타 차의 대승을 거둘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2017년에는 일송배 제35회 한국주니어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찬민의 남다른 장타 능력은 고교 시절부터 유명했습니다. 2016년 대구CC에서 열린 송암배 당시 고교 2학년생이었던 정찬민은 마지막 라운드 15번 홀(파5·448m)에서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290m를 날린 뒤 8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투온에 성공해 이글을 잡기도 했습니다.
2부 투어 거쳐 1부 투어 입성
하지만 프로의 무대는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아마추어에서 잘 쳐서 프로를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쉽게 보고 넘어온 프로세계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그의 말처럼 프로는 아마추어와 차원이 달랐습니다.
2017년과 2018년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2019년부터 3년 동안 스릭슨 투어에서 샷을 쳤습니다. 2019년과 2020년 정규투어 자격시험에 해당하는 퀄리파잉 테스트(QT)에 두 차례 응시했지만 모두 낙방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골프를 포기할까 고민할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코리안투어에서 정상에 오르는 꿈을 꾸며 버텼고 2021년 2부 투어인 스릭슨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마침내 꿈에 그리던 정규투어 입성에 성공했습니다.
엄청난 장타에 정교한 쇼트게임까지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과 쇼트게임, 그리고 그린 플레이 등이 훨씬 더 중요한 코스라서 정찬민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비가 내린 가운데 치른 1라운드에서 정찬민이 8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올랐을 때도 페어웨이와 그린이 바싹 마르면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정찬민은 많은 비가 내린 2라운드에서도 3타를 줄여 3타 차 선두를 지켰고, 비가 그치고 핀 위치가 가장 어려운 곳으로 바뀐 최종 라운드에서도 장타뿐 아니라 눈부신 쇼트게임으로 추격자들을 6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습니다.
정찬민이 이번에 보여준 기량은 한마디로 경이적입니다.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그의 두 번째 샷은 그린 프린지에 떨어졌습니다. 파 세이브를 하기 힘든 위치였지만 그는 '플롭 샷'을 멋지게 해내며 타수를 잃지 않았습니다. '플롭 샷'은 공을 높이 띄워 '런' 을 최소화하는 고난도의 샷입니다. 파5 4번 홀에서는 벙커샷을 그대로 집어넣어 이글을 기록했습니다. 정교한 쇼트게임 실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필살기인 장타력은 정말 무시무시했습니다. 파5 14번 홀은 504야드, 즉 461m입니다. 정찬민이 가볍게 친 드라이버샷은 왼쪽 벙커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남은 거리는 136m이었습니다. 전날 비가 많이 내리고 오르막 지형이어서 '런'이 별로 없었는데도 325m나 되는 장타를 날린 것입니다.
1990년대 김주형을 연상케 하는 장타
정찬민의 플레이를 보면서 저는 30년 전 프로골퍼였던 김주형 선수의 모습이 연상됐습니다. 유명 아나운서인 김동건 씨의 아들인 김주형은 한국 최고의 장타자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그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골프를 시작해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자랑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GS칼텍스매경오픈 조직위 제공, 연합뉴스)
권종오 기자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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