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이 알려준 '행복하게 사는 법' [HI★인터뷰]
어제의 감사일기 내용 공개
배우 김우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로 돌아왔다. 작품은 공개 후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다. 김우빈은 전설의 택배기사 5-8을 연기했다.
17일 오전 화상인터뷰를 통해 만난 김우빈의 표정은 밝았다. 흰 수트를 말끔하게 차려입고 환하게 웃는 표정에서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김우빈은 약 45분간 진행된 인터뷰 내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말을 이어갔다. 몸 상태도 이제는 '정상'을 넘어 '누구보다 건강한 상태'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를 연출한 조의석 감독은 처음에 김우빈의 액션 장면에 대역을 많이 쓰려고 했다. 하지만 김우빈은 직접 연기를 하겠다고 자청했고, 아주 어려운 부분을 빼고는 본인이 소화했다. 어쩔 수 없는 장면도 있었다. 바로 흡연 장면이었다. 김우빈이 연기한 5-8은 흡연자로 설정돼 있다. 담배 장면은 100% CG로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김우빈은 "감독님이 담배 설정에 대해 '건강이 안 좋았으니 다 빼자' 하셨는데 캐릭터랑 (흡연이) 너무 잘 어울리는 거다. 안 좋은 공기 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목적이기도 하면서 잘 어울려서 만약 이게 CG로 표현이 된다면 연기로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상의를 하시더니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건 오히려 쉽다'고 하셨다. 담배 연기가 눈에 닿아서 따가울 거고 이쯤 돼서 재가 떨어지니까 털어내고 그런 것을 계산하면서 연기를 했고 그 과정은 처음이었지만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김우빈은 '택배기사' 속 많은 CG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13개월동안 '외계인'을 촬영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외계인' 끝난 이후에 블루스크린 앞에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지만 ('택배기사'도) 어렵긴 하더라"며 웃었다.
유독 싸움을 잘하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온 김우빈은 "어떤 이유일까요?"라며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 얼굴의 느낌과 체격과 그런 것들 때문에 그런 역을 많이 맡겨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5-8을 연기하면서는 과거와 현재의 액션 차이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과거는 호흡이 더 거칠고 날것의 가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난민 학살을 벌인 이들에 대한 마음, 세상에 대한 분노 같은 에너지가 느껴졌으면 했죠. 현재의 액션은 많은 경험을 통해서 체력적, 기술적인 부분이 더 절제되고 늘 있는 일이라 크게 동요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확실히 이전보다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듯한 김우빈에게 '인간 김우빈'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물었다. "너무 많아요. 작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다가 놓치는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언제나 부모님이 곁에 계실 거 같아서 감사함을 못 느끼고 살 때도 있는 거 같은데, 그런 것들을 감사하려고 하죠. 오늘 또 밥을 세끼 다 먹을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날이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데 해가 쨍쨍하면 컨디션이 너무 좋아요. 커튼을 여니까 해가 쫙 들어오는데 거기서 행복감을 느꼈어요."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 컨디션 조절에도 신경쓰고 있다. 기본적이지만 잘 자고 잘 먹고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 "바쁘면 감사한 일이죠. 찾아주는 분들이 많다는 거고 그래서 더 행복하게 하려고 하고요. 예전엔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나를 찾아주길 원하고 바랐는데 일이 많아지니까 몸이 힘들고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제 자신에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원한 일인데 막상 현실이 다가오니까 내가 징징대고 힘들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랍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우빈은 매일 감사일기를 쓴다. 어제의 감사 일기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휴대폰을 꺼내들며 "간단한 일기를 쓸 수 있는 앱이 있다. 어제는 '잘 자고 하루 시작하게 해줘서 감사하다. 맑은 날씨 감사하다. 마음 불편함이 없어 감사하다. 운동을 적당히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적었다"며 웃었다.
투병 이후 많은 이들이 건강을 걱정해 줘서 오히려 부담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러나 김우빈은 지금 누구보다 건강하다. "이제는 다행히 많은 곳에서 인사를 드려서 건강해진 것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세요. 전엔 만나는 사람마다 '몸 괜찮냐' 물어봐서 부담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알아줘서 감사하죠. 현재 몸 상태는 병원에서 그전보다 몸이 훨씬 더 건강해졌다는 소견을 들었어요. 모든 게 정상이고 기자님들 포함해서 이 안에서 제가 가장 건강할 거예요. 몸에 안 좋은 걸 안 하거든요. 하하."
그는 '택배기사'를 통해 많은 이들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모두가 정말 똑같이 같은 상황에서 살 순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났고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많은 분들께서 당신은 너무 소중한 존재고 행복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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