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금 수용자에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반일 시민단체, 징용해법 무력화 시도

김유진 기자 2023. 5. 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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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 중 1인이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문제 해법 수용 의사를 표시한 데 대해 시민단체가 피해자 측에 수용 의사 철회를 호소하고, 오는 23일부터는 피해자 배상을 위한 대국민 모금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 해법 무력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국민 모금은 일본의 피고 기업이 중심이 돼야 할 배상 문제 해결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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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대국민모금 논란
광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정부 배상해법에 ‘맞불모금’
화해노력 노골적 방해 나서
피해자에 “계속 싸우자” 편지
정부해법 수용의사 철회 촉구
설득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월 28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강제징용 피해자·유족과의 면담에서 참석자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광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지난 11일 일본 강제징용 피해 지원금 대상 생존 피해자에게 보낸 편지.

최근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 중 1인이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문제 해법 수용 의사를 표시한 데 대해 시민단체가 피해자 측에 수용 의사 철회를 호소하고, 오는 23일부터는 피해자 배상을 위한 대국민 모금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 해법 무력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국민 모금은 일본의 피고 기업이 중심이 돼야 할 배상 문제 해결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광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오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단체의 모금 대책을 상세히 설명하고 대국민 호소에 나설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체는 지난 2012년 5월 24일 당시 대법원이 고등법원 판결을 뒤집고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재판 결과의 의미를 상기시키고자 이번 기자회견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모금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강제징용 문제 해법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합심해 정부가 마련하겠다는 금액에 해당하는 수준의 모금을 하는 것으로 정부 해법에 대항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생존 피해자 중 1인이 정부 해법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정부 해법 노력에 맞불을 놓는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피해자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의 피고 기업이 아닌 일반 시민을 상대로 모금이 이뤄지는 것은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단체는 최근 정부 해법 수용 의사를 밝힌 생존 피해자에게 편지(사진)를 보내 정부 해법 수용 의사를 철회할 것을 호소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입수한 지난 11일 자 편지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승소하기까지 우리 정부가 도와준 것이 무엇이 있었습니까? 소송 비용을 보태줬습니까? 함께 시위에 나서줬습니까? 일본 잘 다녀오라고 여비를 보태줬습니까?” “만약 돈 때문이라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 왔을까요? 자기 일도 아니고, 자신의 부모 일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나설 수 있었을까요?” “이 싸움을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단체는 이 같은 편지 내용을 피해자를 찾아가 직접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같은 시민단체의 행태는 사실상 피해자들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진심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행동인지, 정부의 노력에 어깃장을 놓기 위한 행태인지 모를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정부 해법 수용 의사를 밝혔던 피해자 측은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부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외교부 담당 국장과 직원들이 예고 없이 광주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의 집을 찾아가 만나지 못하고 선물과 쪽지만 남기고 돌아갔다”며 “윤석열 정부가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를 회유하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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