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우크라에 불법 침략, 성공한 전례로 남겨선 안돼” [전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개막식에 참석해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 침략과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성공한 전례를 결코 남겨서는 안 된다는 우리 모두의 지지를 다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와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는커녕,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강압외교, 핵과 같은 WMD(대량살상무기)에 의한 협박을 일삼는 안타까운 세력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미국과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은 우크라이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시민 전체에게 그 혜택과 이익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한 내용을 언급하며 “불법적 침략에 의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받는 고통과 인권유린 상황을 자세히 접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이러한 시도에 대해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 단호하게 대응하고 공동으로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ALC 주제인 ‘격변의 시대: 협력과 혁신의 길을 찾아서’를 언급하며 “이 콘퍼런스의 주제가 문제와 답을 동시에 잘 알려주고 있다”며 “격변의 시대에 어느 나라도 독자적으로 이러한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 간 기업 간 국제적 협력이 긴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 공급망 교란, 기후환경, 보건위기는 지구 어느 한 지역에서 발생하더라도 전 지구적으로 급속하게 위기가 확산된다”며 “글로벌 협력과 공동 노력이 더 중요해지고 우리가 여기 이렇게 모인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배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 비판 경고에도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놓되 이러한 불법적 도발에 대해 저는 단호하게 대응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제사회가 북한 도발을 규탄하고, 우리 대한민국 입장을 지지해 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맙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도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ALC 참석은 작년 7월에 이어 두번째다. 윤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와 헤드테이블에 있는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마히티르 빈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과 인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의 ALC 참석 축사 전문.
제14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하시기 위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오신 여러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님,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부총리님, 보리스 존슨 前 영국 총리님, 존 하워드 前 호주 총리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前 총리님,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님, 이렇게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드립니다.
오늘 250분의 글로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세계가 직면한 여러 가지 도전과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자리를 마련하신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님과 준비를 위해 애쓰신 조선일보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의 주제는 ‘격변의 시대, 협력과 혁신의 길을 찾아서’입니다. 이 콘퍼런스의 주제가 문제와 답을 동시에 잘 알려 주고 있습니다. 글로벌 안보 위기,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 공급망 교란과 분절, 현실에 닥친 보건과 환경의 위기 상황,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로 대표되는 격변의 시대에 이를 위기와 도전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도 독자적으로 이러한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기업 간 국제적 협력이 긴요합니다. 또,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이러한 복합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사고의 대전환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바로, 혁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혁신은 한 명의 천재로부터 나오기 보다는 대부분 협력의 과정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특히, 국제적 협력은 혁신을 창출하기 아주 좋은 토양이 됩니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지역별, 산업 분야별로 다양한 다층 협력체계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 시스템이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를 한 국가나 일부 국가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동의 해결 노력을 기울이게 만듭니다. 이러한 공동의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세계평화가 유지되고,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가 더욱 존중받게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에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협력하기 위해 글로벌 중추 외교, 글로벌 책임 외교, 글로벌 기여 외교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제규범을 존중하는 국가들과 포용과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글로벌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인프라 개발 ODA, 보건과 기후환경 ODA, 디지털 ODA를 확대하면서 취약 국가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글로벌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작년 가을 유엔 총회 참석 계기에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와 그 발전 속도를 감안하여 디지털 디바이드를 줄이고, 디지털 기술의 활용 기회에 대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접근을 보장하는 뉴욕구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 세계의 학생과 미래세대가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접근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국제 협력과 혁신 창출의 밑바탕이 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글로벌 위기와 도전과제를 해결하는데 함께 노력하기는커녕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강압 외교, 핵과 같은 WMD에 의한 협박을 일삼는 안타까운 세력도 있습니다.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이러한 시도에 대해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 단호하게 대응하고 공동으로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구현해야 합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의 비판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되고 있으며, 북한은 지난 1년 동안에만 100여 회의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주민의 처참한 인권 실상은 필연적인 것입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이러한 불법적인 도발에 대해 저는 단호하게 대응해 왔습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고맙게 생각하고, 대한민국도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에 더 힘을 쏟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우크라이나의 올레나 젤레스카 영부인님과 율리아 스비리덴코 경제부총리님도 함께하고 계십니다. 저는 어제 제 집무실에서 이분들을 만났습니다. 불법적인 침략에 의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받는 고통과 인권 유린 상황을 자세히 접했습니다.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 침략과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성공하는 전례를 결코 남겨서는 안 된다는 우리 모두의 지지를 다 보내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글로벌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협력 시스템을 이러한 지지와 지원을 더욱 강화시켜 줌으로써 세계 시민 전체에게 그 혜택과 이익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기후 변화로 아시아와 태평양의 많은 도서지역들이 침수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고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넷제로를 향한 산업 선진국 각자의 노력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취약국에 대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기술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협력해야 합니다.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펀드를 시작한 빌게이츠 前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이러한 질병은 저개발 취약국에서 발생하더라도 그곳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지역으로 확산이 된다. 그러므로 선진국이 이를 세계의 공동 문제로 인식하고, 여기에 막대한 재정 공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안보, 공급망 교란, 기후 환경, 보건 위기는 지구 어느 한 지역에서 발생하더라도 전 지구적으로 급속하게 그 위기가 확산됩니다. 정치 군사적 안보도 과거 지역 안보 개념에서 글로벌 안보 개념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글로벌 협력과 공동의 노력이 더 중요해지고, 우리가 여기 이렇게 모인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세계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글로벌 위기와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협력하기 위한 기반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유와 혁신, 협력과 평화는 우리 인류가 함께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는 키워드입니다. 이번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많은 유익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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