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권은행이 기업집단 ‘재무구조’ 들여다보고 개선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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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기업 신용공여 잔액이 지난해 말 1775조5000억 원으로 1년 새 10.1% 증가한 가운데, 유동성 축소와 수출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대내외 여건의 악화로 빚이 많은 기업 집단을 집중 관리하는 주채무계열 관리제도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매년 주채권은행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미흡할 경우 자산 매각, 부실 계열사 정리 등의 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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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개선 미흡땐 자산 매각도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 1775조
은행권의 기업 신용공여 잔액이 지난해 말 1775조5000억 원으로 1년 새 10.1% 증가한 가운데, 유동성 축소와 수출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대내외 여건의 악화로 빚이 많은 기업 집단을 집중 관리하는 주채무계열 관리제도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 제도는 주채권은행이 주요 대기업그룹의 재무구조를 매년 평가하고 재무상태가 악화한 그룹은 별도 약정을 맺어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도록 하고 있다. 대기업 집단 등이 부실해질 경우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가 일정 금액 이상으로 많은 기업집단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주채무계열 선정 시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자금 조달 여부를 반영해 평가하고 있다. 총차입금이 재작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고 전년 말 은행권 신용공여잔액이 전전년 말 전체 은행권 기업 신용공여잔액 대비 0.075%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정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준치 이상의 빚이 있을 경우 주채무계열 기업군으로 편입시키는 것이지 금감원이 재무구조를 평가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매년 주채권은행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미흡할 경우 자산 매각, 부실 계열사 정리 등의 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은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해 관리 대상으로 삼는다.
문제는 최근 안팎의 경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고금리, 고물가 등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고,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이 겹친 상황이다. 당장 재무구조가 부실하진 않더라도 부채 비율이 높다는 건 잠재적 부실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금감원도 주채권은행의 재무구조 정성평가 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수출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추세, PF 관련 우발채무 위험 등 잠재 리스크를 반영하는 등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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