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이내 먹튀만 뒤지던 거래소, 신종 주가조작에 '구멍'…뒤늦게 손본다
CFD 계좌도 2020년치부터 모두 조사…제도 개편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치고 빠지기'식 주가조작, 시세조종을 감시하는데 국한됐던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시스템이 뒤늦게 환골탈태를 준비중이다.
최근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사태에서 보듯 통정거래를 통해 장기간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법으로 당국의 감시망을 우회하는 변종 주가조작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일반 투자자 피해액만 7000억원 수준에 기관투자자까지 합산하면 8조원대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당국과 거래소의 '책임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단기 뿐만 아니라 장기 주가조작도 감지해 경보를 울리고, 서로 다른 업종이어도 유사한 거래 패턴을 보일 경우 동일 감시망에 넣도록 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최근 10년간 주식거래를 전수 조사하고 시장감시시스템 개편에 돌입했다.
그동안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감시하는 시장감시 모니터링은 100일 이내로 국한돼 있었다. 주가조작이 통상 3개월 이내 단기간 내 '치고빠지기' 형식으로 주가를 급등시킨뒤 '먹튀'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국의 이상거래 감시 체계도 이같은 행태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주가조작은 최장 3년에 걸쳐 통정거래 방식으로 주가를 장기간 끌어올렸기 때문에 당국의 감시망을 피했다는 지적이 있다. 통정거래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짜고 매매거래를 해 시세를 조종하는 불법 행위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무더기 하한가' 8개 종목 외 라덕연 일당이 조작한 종목이 추가로 있는지, 또 이와 유사한 수법의 주가조작이 추가로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면서 "조사 후에는 이상 거래를 포착하는 거래소의 시장감시시스템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거래소의 시스템은 100일 이하 단기간의 주가조작 및 이상거래 탐지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최장 3년에 걸친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은 거래소 이상거래 탐지망에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를 개선해 다단계 투자 모집이나 6개월 또는 1년 단위의 중‧장기 시세조종 등 신종‧비전형적 수법도 탐지하도록 업그레이드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거래소의 시장감시시스템은 단기 조작에 특화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고 이번 주가조작은 이를 우회해서 들어온 형태라 거래소가 이상거래 적발을 못한 문제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적발 기준을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정부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거금의 최대 2.5배까지 빚을 낼 수 있어 '과도한 레버리지'로 고위험 투자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은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와 함께 제도 개편에 나선다.
CFD는 신용융자와 유사하지만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에도 포함되지 않고 종목별 매수잔량 등 공시가 미비해 투자자들이 왜곡된 주가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실제 소유자는 개인임에도 외국계 증권사 등 기관이 매수한 것으로 표기되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이에 금융위는 2020년1월부터 2023년4월까지 13개 국내 증권사와 5개 외국계 증권사가 보유중인 CFD 계좌를 거래소와 공유하고, 거래소 점검 결과 이상거래 혐의가 포착될 경우 금융위와 금감원이 즉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거래소도 CFD계좌 집중점검에 돌입해 2개월 이내 점검을 완료할 계획이다. 통상 거래소 이상거래 점검에는 3.5개월 가량이 소요되나 이번 점검은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내 '특별점검팀'을 신설해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점검 결과에 따라 필요 시 CFD 계좌 개설이 본격화된 2016년까지 점검 기간을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거래소는 이번 점검에서 CFD 계좌를 활용한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이번 주가조작 사태와 유사한 혐의거래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또 금융위‧금감원‧거래소는 기관 내 인력재배치, 시장참여자 및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높은 부문을 추가로 검토한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감시 및 조사를 기한 없이 강도 높게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김소영 부위원장은 "CFD의 제도상 보완 필요사항을 우선 검토해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보완하고, 추후 조사결과에 따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밝혀지면 추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조사에서 '연계군'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이번 주가조작 세력이 겨냥했던 8개 종목이 대체로 유사한 상승패턴을 보였는데, 거래소가 매매 패턴이 유사한 계좌에 대해 시세 조종 혐의 등을 추가적으로 들여다 보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장기간 주가조작에 대한 의혹 제기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에서 먼저 이뤄졌다는 점에 착안, 앞으로는 유튜브, 풍문 등의 정보까지 수집, 분석하도록 관련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사실확인 결과 주가조작 등의 불공정행위가 드러나면 포상금은 현행 최고 20억원에서 40억원으로 확대하고 자진신고자의 경우 감경하도록 해 제보와 자신신고를 독려하기로 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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