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놀이 전통 계승"…함안 낙화놀이보존회 이응주 이수자의 꿈

박종완 기자 2023. 5. 17. 11: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불꽃이 꽃가루처럼 밤바람에 흩날리면 그렇게 멋진 장면이 없죠."

오는 27일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에서 '함안낙화축제' 행사를 주관하는 함안낙화놀이보존회 이응주(67) 간사의 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7일 함안군 무진정서 함안낙화축제 개최
2시간 축제 위해 낙화봉 수작업 3개월 준비
지난해 함안군 무진정에서 열린 '함안낙화축제' 모습.(함안군 제공)

(함안=뉴스1) 박종완 기자 = "불꽃이 꽃가루처럼 밤바람에 흩날리면 그렇게 멋진 장면이 없죠."

오는 27일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에서 '함안낙화축제' 행사를 주관하는 함안낙화놀이보존회 이응주(67) 간사의 말이다.

지난해 5월 함안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 영상에 외국인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불꽃을 머금은 수천 개의 낙화봉은 이내 빛을 내뿜으며 연못을 붉게 수놓고 바람이 스치면 수없이 많은 불꽃송이가 장관을 연출한다.

경남 무형문화재 제33호인 함안낙화놀이는 2년 전 KBS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낙화놀이는 2시간 이어지는데 준비 기간은 3개월에 달한다.

참나무로 숯을 만드는 과정부터가 쉽지 않다. 인근에 자생하는 참나무 2~3톤을 채취해 숯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는 폭 1m, 길이 2m 내외 참나무를 썼는데 지금은 길이 1.5m 정도 되는 참나무를 사용한다. 나무를 세워 숯가마에 차곡차곡 쌓고 불을 붙인다. 불 세기를 조절하는 것은 기능 보유자와 이수자의 몫이며, 알맞은 숯이 만들어지면 분쇄하고, 또 체에 걸러 일정한 크기의 입자를 걸러낸다.

숯이 만들어지면 본격적인 낙화봉을 제작한다. 한지 위에 참숯 가루와 심지 역할을 하는 광목천을 올리고 한지를 돌돌 말아 막대 형태로 만든다. 이어 한지 막대 2개를 꽈베기처럼 꼬면 낙화봉이 완성된다.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지난 2012년 낙화봉 제작법은 특허로도 등록됐다.

함안낙화놀이보존회 이응주 간사가 낙화봉 제작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박종완 기자

이응주 이수자는 "농민들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로 보존회 회원 26명이 농번기에도 함께 제작한다"며 "저를 비롯한 보존회 회원들 모두가 농민이다. 생계가 우선이라 모두 모이기 어려운데 이 점이 축제를 준비할 때 가장 힘든 점"이라고 말했다.

함안낙화놀이는 명맥이 끊어질 수도 있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 전통 말살 정책에 따라 낙화놀이를 할 수 없었다. 광복 후에도 6·25 전쟁으로 그 명맥은 깨어날 수 없었다. 1960년대 괴항마을 농민들이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낙화놀이 복원을 시도했다. 지역의 전통을 잇고자 사비를 들여 재료를 구해 낙화놀이 재현에 나섰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청년들이 도시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 이수자는 "제가 어릴 때 마을 어른들이 나무 사이에 새끼줄을 연결하고 낙화봉을 매달던 기억이 있다"며 "1980년대에는 청년들이 다 도시로 떠나면서 전통이 끊어졌는데, 2000년대 낙화놀이보존회를 설립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맞닿아 2008년에는 경남 무형문화재로 등록됐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역시 관광객들의 환호성이 나올 때다. 또 하나는 축제 기간 직접 낙화봉을 다는 프로그램에서 느낄 수 있다.

이 이수자는 "어린 아이들이 소원을 적고 낙화봉을 다는데 그 모습이 참 이쁘고 보람을 느낀다"며 "대단하지 않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가족이 흐뭇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제겐 큰 행복이 된다"고 웃었다.

이 이수자는 보존회 간사도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 함안낙화놀이가 앞으로도 이어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보존회 연령이 높아 오랜 전통의 낙화놀이가 다시 명맥이 끊어질까 걱정이죠. 함안군민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거나, 젊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 등도 고민이 필요합니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전통을 계승할 수 있을텐데 그 점이 굉장히 아쉬워요."

pjw_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