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또 줄었다…5년전보다 19% 감소

2022년 3226명…5년 전보다 19% 감소
10명 중 6명은 70세 이상 고령화 주요원인
제주도, 신규해녀 수당 상향 등 지원책 강화

바다에서 물질하는 제주 해녀들. 제주도 제공

제주 해녀의 수가 또 줄었다. 제주도가 해녀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고령화 등으로 감소폭이 커지면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문화의 명맥을 유지하는데도 경고등이 켜졌다.

17일 제주도가 공개한 ‘제주지역 해녀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에 현직으로 등록한 제주지역 해녀는 32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1년 3437명에서 211명(6.1%) 줄어든 것이다.

현직 해녀의 감소폭은 5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크다. 2017년 3985명보다 759명(19%)이나 줄어드는 등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 해녀의 감소는 고령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해 현직 해녀의 연령대를 보면 30대 미만은 4명, 30대는 24명, 40대는 63명, 50대는 175명이다.

반면 60대 이상은 전체 해녀의 91.8%에 2960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고령으로 분류되는 70대는 41.2%(1328명), 80세 이상은 23.6%(762명)다. 현재 제주에서 물질(바닷속에 잠수해 소라, 전복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을 하는 해녀 10명 중 6명은 고령 해녀로 분류되는 70대 이상인 것이다.

제주 해녀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고령화와 함께 바닷속으로 잠수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 부담과 고된 노동, 해녀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해녀학교를 수료하더라도 수협과 어촌계의 가입 승인을 받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주도는 해녀 문화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해녀 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현재 제주도는 70세 이상 해녀들을 대상으로 월 10만~20만원을 지원하는 고령 해녀 수당, 80세 이상 해녀가 은퇴할 경우 36개월 동안 지급하는 은퇴 수당, 40세 미만이 신규로 해녀가 될 경우 36개월 동안 지급하는 정착지원금 등의 정책을 시행 중이다.

제주도는 이같은 정책에도 해녀 수가 줄어들자 17일 관련 지원을 강화하는 ‘제주도 해녀 어업 보존 및 육성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주요 내용은 은퇴 수당의 대상을 80세 이상에서 75세로 낮추고 수당을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인다. 또 신규 해녀에게 지원하는 정착지원금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일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고령 해녀의 무리한 조업으로 인한 사고 방지와 신규 해녀를 늘리기 위해 지원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