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로 청년 3명 숨졌는데… 인천시 지원책은 ‘쥐꼬리’

인천시 추경 8000억 중 60억원 불과

17일 인천시의회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가 인천시에 추가 지원책을 촉구하고 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 제공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인천시의 전세사기 피해 지원책은 소득과 나이로 나누는 등 극소수만이 지원받는 정책이라며 포괄적인 지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17일 인천시의회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의 실질적인 지원을 위한 인천시의 추경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전세사기 피해로 청년 3명이 숨진 뒤 인천시가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방안’은 아주 협소한 지원책에 불과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인천시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해 전세보증금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피해자 중 만 19~39세 청년에게 12개월 동안 월 40만원씩 월세 지원, 긴급 주거지원을 신청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피해 가구에 가구당 150만원의 이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전세사기 피해자 대부분은 기존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또 전세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야 하는데, 인천시는 이자 지원 대상을 연 소득 7000만원 이상은 안되고, 정부에서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피해자로 제한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사를 가더라도 긴급주거지로 이사를 할 경우에만 이사비를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위배된다며, 일반주택으로 이사해도 이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년 월세도 나이로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인천시의 전세사기 대책은 소득과 나이로 나눠 지원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특히 인천시는 추경예산 7962억원을 편성하면서 유정복 인천시장의 공약인 제물포르네상스 사업에 1035억원을 투자하는 데 비해 전세사기로 청년 3명이 숨진 전세사기 피해 지원 예산은 고작 0.7%도 안되는 60억원에 불과하다며,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포괄적인 지원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 관계자는 “인천시는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의 전세사기 피해 지원책은 정부 대책과 관련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가 파악한 5월 기준 인천지역 전세사기 피해는 미추홀구 2484가구(경매 1531가구)를 포함해 모두 2969가구(경매 1550가구)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