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직주근접' 뒷배 든든···마곡신도시 시세 낙폭 '제한적'

권한일 2023. 5. 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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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15~20% 하락→오름세 전환
입주기업·실수요 탄탄…호재여전
"호가 올리고 네고 폭 좁아진 양상"

마곡지구 주요 아파트 가격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엠밸리 6단지 주변 모습. /권한일 기자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입주한 대기업이 워낙 많다보니 실수요 문의가 꾸준해요. 주변 둘러보시면 대형 건물 공사도 아직 한창이라 잠재 추가 수요도 기대해볼만 합니다." (마곡나루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작년 말까지만 해도 더 내려갈 듯 했는데, 연초에 대출 규제 풀리고 급매물 빠지면서 시세가 다시 1억~2억 원 올랐어요. 최근엔 제2코엑스, 강서구청 신청사까지 확정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 올리고 가격 협의도 많이 안하려는 분위기입니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

마곡신도시 주요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이 서울·수도권 일대 여타 주거단지에 비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곡산업단지에 입주한 대기업·IT업체 등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의 직장 인근 주거지(직주근접) 수요가 시세를 받치고 있다는 게 공인중개사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16일 찾아간 마곡신도시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주변 시세가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곳처럼 급락 수준은 아니었다"면서 "최근에는 체결가격이나 매도 호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마곡지구를 대표하는 아파트 브랜드인 '엠밸리'와 '힐스테이트' 단지는 지난 3월 경까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엠밸리 단지 중 입지가 가장 좋은 편으로 평가되는 6단지 전용 84.88㎡(34평)은 지난달 13억~13억1000만 원(국토부 등록 기준)에 두건 매매됐다. 이는 작년 2월과 4월 나온 최고가인 16억 5000만 원보다 20.9%(3억 4000만 원) 빠진 금액이지만 서울 내 타지역 낙폭에 비해 선방한 편이다.

인근 8단지 전용 59.79㎡(25평)은 지난 3월 9억6700만 원에 거래됐다. 2021년 8~9월 나온 최고가인 12억5000만 원보다 22.6% 내린 가격이다. 또 84.88㎡(34평)은 지난 2월, 이전 최고가(14억1000만 원·2021년 6월)보다 18.4% 빠진 11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현재 시장에 나온 두 단지 매물들의 매도 희망가는 이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6단지 전용 84.88㎡는 층수와 전망 등에 따라 13억~15억5000만 원 선에 나와 있다. 또 8단지 매물의 매도 희망가는 전용 59.79㎡(25평) 10억 원 초중반대, 84.88㎡는 12억~16억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마곡엠밸리 15단지 내부(상단 사진)와 마곡힐스테이트 정문 주변. /권한일 기자

일대 대장단지로 꼽히는 엠벨리 7단지에서 세대 수가 가장 많은 전용 84.55㎡(33평)는 지난 2021년 9월 최고가(17억5500만 원) 체결 후 이날까지 중개 거래가 없다. 다만 이 아파트 전용 114.93㎡(45평)는 지난달 이전 최고가(19억9900만 원)보다 15.0% 떨어진 17억 원에 거래됐다.

현재 엠벨리 7단지 매물은 84.55㎡가 17억~18억5000만 원 선에 나와 있다. 주변 공인중개사는 "마곡지구 임장에 나선 분들 대부분이 우선 7단지부터 찾을 만큼 주요 입지"라면서 "집주인들도 매도 호가를 쉽게 내리거나 협의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비교적 신축 단지인 마곡힐스테이트(2017년 8월 준공) 전용 84.92㎡(35평)는 지난달 12억45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9월 나온 최고가(15억500만 원)보다 17.3% 내린 가격이다. 현재 동일면적 매물은 13억~15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또 인근 엠벨리 14단지 전용 84.8㎡(35평)은 지난달 12억5000만 원에 두 건 거래됐다. 2021년 나온 최고가인 15억5000만 원보다 19.4% 내린 가격이다. 현재 매도 희망가는 15억 원 대로 높아진 상태다.

이처럼 마곡신도시 주요 아파트 가격이 10~20%가량 하락 후 재반등하는 이유는 일대에 자리잡은 기업체 임직원과 가족 등 실거주 목적 매매·전세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마곡 마이스(MICE) 센터, 강서구청 통합신청사 등 대형 호재가 구체화 됐고 신규 기업 수요에 비해 이렇다 할 새 아파트 공급 예정이 없다는 점도 시세 하락 폭을 좁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마곡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실수요층이 주변 아파트 시세를 뒷받침하는 양상이다. 16일 코오롱인더스트리 마곡 본사. /권한일 기자

현재 마곡산업단지에는 LG·코오롱·롯데·이랜드·오스템임플란트·대상·한독·희성·넥센·일진·도레이·에스오일 등 120여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연면적 6만㎡에 조성 중인 마곡 마이스 복합 단지 운영을 코엑스가 맡게 되면서 삼성동 코엑스에 이은 '제2코엑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아울러 강서구청 통합신청사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달 착공했다.

반면 일대에 대규모 신규 아파트 공급 예정은 없다. 다만 현재 엠밸리 10단지 옆 10-2지구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반값 아파트) 부지가 확보된 상태로 2027년까지 공공주택 3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마곡지구는 단순 주거형 단지가 아닌 산업 인프라까지 갖춘 강점이 있다. 여기에 몇 달간 급매물이 소화되고 주택 시장이 바닥 다지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위기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마곡지구는) 도시기반 시설과 산업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서울에서 보기 드문 신도시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k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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