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81→0.452 '껑충'…박찬호 "속 타들어갔죠"

김희준 기자 2023. 5. 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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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손목 통증 여파로 4월 부진…5월 들어 반등

[대구=뉴시스] 김희준 기자 = KIA 타이거즈의 박찬호. 2023.05.16jinxijun@newsis.com

[대구=뉴시스] 김희준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주전 유격수 박찬호(28)가 5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손목 통증을 덜어낸 덕분이다.

2019년 KIA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박찬호는 지난해 타율 0.272 4홈런 45타점 42도루 81득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도루왕도 박찬호의 차지였다.

2023시즌에도 KIA 타선에서 공격 첨병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박찬호는 2023시즌 초반 손목 통증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에 나선 23경기에서 타율 0.181(72타수 13안타)에 머물렀다.

부진을 이어가던 박찬호는 이달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5월에 치른 9경기에서 타율이 0.452(31타수 14안타)에 달한다. 이달 9~11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11타수 7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박찬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8-2 승리에 기여했다.

2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날린 박찬호는 KIA가 1-2로 뒤진 7회초 1사 1, 2루에서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KIA는 6점을 더 뽑으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손목 통증을 줄이면서 박찬호의 방망이가 살아났다.

김종국 KIA 감독은 "손목 쪽 보강 훈련을 하면서 부상 부위가 나아졌고,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좋아졌다"며 "손목이 좋지 않을 때 상체 힘으로만 치려고 했는데 통증을 덜면서 몸의 흔들림이 적어졌다. 상하체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4월에 손목이 좋지 않은 것이 심리적으로도 영향이 있었다. 스윙을 두 번 이상 하기가 힘들어서 공 하나에 끝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2스트라이크에서 내가 노리는 공이 아닌 공이 오면 파울로 걷어내면서 싸워가는 스타일인데 그런 플레이를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공을 더 지켜봐야한다는 생각이 들고, 머뭇거렸다"고 털어놨다.

지난달에는 손목 통증으로 일상 생활을 하는데도 지장이 있었다는 박찬호는 "아프지만 않으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손목이 아프다보니 스윙을 시작하는 것도 힘들어 속상했다"고 전했다.

박찬호는 "손목 통증을 덜면서 배트 스피드가 많이 빨라졌다. 내가 하던 플레이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손목 통증에 대한 부담감을 덜면서 자신감도 되찾았고,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5회초 2사 1,3루 KIA 박찬호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2022.08.23. chocrystal@newsis.com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부진이 길어지면서 속은 타들어갔다. 그래도 팀이 4월 한 달 동안 12승 11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덕에 웃을 수 있었다.

박찬호는 "통증 여파로 성적이 좋지 않아서 마음 고생을 엄청 했다. 그나마 팀 성적이 좋았으니까 겉으로라도 웃을 수 있었을 뿐 속은 썩어들어갔다"고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박찬호가 살아난 이달에 KIA는 3승 6패로 주춤했다. 박찬호는 "내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팀 성적은 반대다. 그러다보니 마냥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손목 통증이 완전히 나아진 것은 아니다. 보강 운동과 테이핑 등으로 최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박찬호는 "경기에 나가지 않는다고 좋아지는 부상이 아니다. 수술을 받지 않는 한 완전히 낫기는 어렵다"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효과적인 테이핑 방법을 찾아주시면서 통증이 나아졌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수술을 받으면 나아질 수 있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것이 박찬호의 설명이다. '꾸준함'을 강조하는 박찬호는 시즌 중에는 절대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1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박찬호는 "그런 부분이 유일한 자부심이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130경기 이상을 뛰었는데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시즌을 준비한다"며 "타격에 기복이 있더라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변함없이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에도 박찬호는 꾸준함을 가장 중요시하면서 그라운드를 누빌 생각이다.

박찬호는 "한 시즌 동안 손목 통증이 더 심해지지 않고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늘 그랬듯 건강하게 꾸준히 뛰면서 지난해보다 나은 시즌을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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