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이 실감한 '양의지 효과'…"왜 최고 포수인지 느꼈다"

이대호 2023. 5. 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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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포수 양의지(36)를 다시 데려온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마운드 안정이다.

왜 다들 최고의 포수로 양의지를 꼽는지 실감한 두산 투수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최원준(29)이다.

양의지는 최원준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리 코치' 역할도 한다.

최원준이 잘 던지고도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하자 양의지는 매 경기 토시와 미트 색을 바꿀 정도로 투수 본인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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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신인 시절 이후 5년 만에 양의지와 재회
16일 키움전에서 역투하는 두산 최원준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두산 베어스가 포수 양의지(36)를 다시 데려온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마운드 안정이다.

당장 눈에 띄게 투수 관련 지표가 좋아지지 않더라도, 양의지는 벌써 투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왜 다들 최고의 포수로 양의지를 꼽는지 실감한 두산 투수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최원준(29)이다.

최원준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뒤늦게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

이번 시즌 7경기에서 1승 3패로 승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5회로 제 몫을 하는 최원준은 "(양)의지 형이 오면서 왜 최고 포수인지 많이 느꼈다"면서 "투수가 안 좋아도 자기 탓으로 돌리고, 팀을 위해 많이 생각하고 앞장서 후배를 다독이는 선수"라고 공을 돌렸다.

2017년 두산에 입단한 최원준은 2018년 1군에 불펜 투수로 데뷔했다.

주로 경기가 한쪽으로 기운 경기 막판 등판했기에 주전 포수 양의지와 호흡을 맞출 기회는 많지 않았다.

최원준의 선발 등판날 시즌 4호 홈런을 친 양의지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하고, 그때부터 두산 국내 선발 에이스로 도약한 최원준은 올해 5년 만에 양의지와 재회했다.

최원준은 이번 시즌 양의지의 과감한 리드 덕분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가 선발 투수로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왼손 타자를 상대할 무기가 있어야 한다.

지난해까지 최원준은 좌타자를 상대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 구종으로 삼고 체인지업을 간간이 던졌다면, 올해는 체인지업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를 늘렸다.

좌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는 제대로 구사할 수만 있다면 위력적인 무기지만, 항상 사구의 위험이 뒤따른다.

그렇지만 최원준은 "(양)의지 형 조언대로 좌타자한테 슬라이더를 늘렸더니 잘 먹힌다. 덕분에 투구 수도 줄었다"며 "작년까지는 타자 약점을 생각하며 던졌다면, 올해는 의지 형이 워낙 다 알고 있어서 생각 안 하고 사인대로 던지는 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 정말 의지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날 키움전에서는 양의지의 사인대로 던지지 않았다가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맞았다.

KBO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1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 김휘집을 상대로 양의지는 결정구 슬라이더를 요구했지만, 최원준은 직구를 선택했다.

김휘집의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쏜살같이 날아갔고, 중견수 정수빈이 뒤로 물러나며 점프해 겨우 잡아냈다.

하마터면 역전타를 맞을 뻔했던 최원준은 "앞서 슬라이더가 몇 개 벗어나는 공이 나와서 제구에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직구를 던졌다. 그게 안타가 됐다면 모든 게 제 탓이지 않을까 자책했을 것 같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양의지는 최원준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리 코치' 역할도 한다.

최원준은 "시즌 초반 경기 내용은 좋았어도 마음에 드는 투구는 아니었는데, 의지 형이 '뭐 있냐, 자신 있게 던져라. 네가 고민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준 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원준이 잘 던지고도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하자 양의지는 매 경기 토시와 미트 색을 바꿀 정도로 투수 본인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렇게 힘을 불어넣어 준 양의지가 있었기에 최원준은 "밥도 많이 사주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준 의지 형 덕분에 (승리하지 못했어도)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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