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론 효과’ 중저가 거래 연일 高高
작년엔 6억대 미만 비중 압도적
하반기 반등 가능성 확대 전망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 절벽이 해소되는 가운데, 통상적으로 실수요가 많은 6억~9억원대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이 다시 가장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금리 하락과 더불어 갈아타기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통해 서울 아파트의 금액대별 매매 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달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전월 대비 약 1.2%포인트 늘어난 28.7%였다. 뒤이어 6억원 이하(26.1%), 9억원 이상~12억원 미만(18.2%), 15억원 초과(15%), 12억원 이상 15억원 이하(10.9%) 순이었다.
3월에는 6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31.3%로 가장 높았고,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은 27.5%였다. 통상적으로 서울 아파트는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 실수요가 가장 많은 편인데, 지난해에는 고금리 여파에 대출 부담이 커지며 하반기 내내 6억원 미만 아파트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실제로 주요 가격대 구간별로 살펴보면,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2년 7월 18.8%, 8월 18.5%, 9월 20.2%, 10월 22.4%, 11월 19.2%, 12월 23.7%에 이어 올해 1월 30.3%, 2월 30%, 3월 27.5%, 4월 28.7% 순이었다.
같은 기간 6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해 7월 39.7%, 8월 48.8%, 9월 46.7%, 10월 42.8%, 11월 49.9%, 12월 40.3%였다. 이어 올해 1월 27.1%, 2월 24.6%, 3월 31.3%%, 4월 26.1% 순으로 집계됐다.
2022년 하반기 내내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는데, 올 들어선 1월·2월·4월에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이 근소한 차이로 더 높았던 셈이다. 지난해에는 고금리 여파로 수요자들의 자금 여력이 부족한데다 부동산 하락기가 본격화하며 6억원 미만 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쏠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 들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와 대출 규제가 완화된 가운데, 거래량이 늘며 급매물이 소진돼 가격 구간대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하반기에는 반등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1월(1418건), 2월(2458건), 3월(2980건) 순이다. 4월은 이달 16일 기준 2787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달 말까지 집계가 이어지면 3000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올 들어 서울에서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아파트가 많이 팔린 것은 대출 완화 영향과 더불어, 기존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00건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급매물이 다 소진된 데 따른 반등의 신호로 볼 수 있다”며 “가격대 구간도 다시 높아지며 바닥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도 컸지만 거래량이 늘며 급매물이 소진된 것도 가격대 구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올 들어 저가 매물도 웬만큼 소진되며 가격 변동률 하락폭이 줄고 있는데, 이는 보통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다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등도 맞물리며 거래량이 더 늘어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하반기 반등 여지가 보이는 상황까지 왔다”며 “시장 금리도 초저금리로 갈 것으로 예상되지 않아, 현재 금리 수준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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