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노리는 카타르 자본, 입찰액 늘리고 부채까지 떠안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로고가 새겨진 코너 플래그.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를 노리는 카타르 자본이 입찰액 규모를 늘렸다. 그리고 부채까지 떠안는 파격적인 제안을 더했다.

1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카타르 왕족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을 앞세운 컨소시엄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 금액 55억 파운드(약 9조2110억 원)를 제시했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50억 파운드(8조3740억 원)를 입찰가로 냈고, 18일 만에 5억 파운드를 늘렸다. 이 제안엔 9억7000만 파운드가량의 구단 부채를 청산하고 구단과 지역 사회에 투자하는 기금 조성안도 포함됐다.

카타르 자본의 제안은 매력적이지만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 글레이저 가문의 요구액 60억 파운드(10조48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카타르의 향상된 제안은 인수 경쟁 상대인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이끄는 이네오스 측을 누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랫클리프 측은 지분 100% 인수를 원하는 카타르 측과 달리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50% 이상만 요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 후에도 글레이저 가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글레이저 가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분 70%가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랫클리프에게 지분을 넘기더라도 나머지 지분을 통해 이사회 등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글레이저 가문은 랫클리프 측의 제안에 눈길을 주는 듯했으나 카타르 자본의 입찰가 상향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인수 경쟁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텔레그래프는 "글레이저 가문 6남매 중 조엘과 에이브럼 글레이저가 지분을 포기하기로 결정할지에 (인수의 향방이) 달린 것으로 보인다. 둘은 구단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는 일을 가장 꺼렸다"고 설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5년 말콤 글레이저가 14억7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2014년 말콤이 세상을 떠난 이후 자녀들이 공동 구단주에 올랐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