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연구팀, IoT 지능형 영상 처리 분야 활용…초고감도·고성능 광센서 개발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아주대 연구진이 기존의 상용 적외선 센서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가진 근적외선 광센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고성능 광센서가 필요한 자율주행차, 지능형 CCTV. 우주 및 군사 시설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형탁 아주대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는 광흡수에 의해 급격한 절연체-금속 전이가 발생하는 ‘모트 전이’ 효과를 통해 기존 상용 적외선 센서를 능가하는 성능을 가지는 이산화바나듐 기반 근적외선 광센서를 개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관련 연구 내용은 ‘근접 센서 시각 처리를 위한 모트 전이 기반의 피코 암페어 암전류와 광전커플링 초선형 응답성(Picoampere Dark Current and Electro-Opto-Coupled Sub-to-Super-linear Response from Mott-Transition Enabled Infrared Photodetector for Near-Sensor Vision Processing)’이라는 제목으로 재료·소재 분야 최상위권 저널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5월호에 정식 게재됐다. 이 논문은 해당 저널 이슈의 권두 표지 논문(Frontispiece Cover)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에는 아주대 쿠마 모히트(Mohit Kumar) 교수(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제1저자)와 임석원·김지수 학생(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공저자)이 함께 참여했다.
빛을 전기 신호로 전환하는 광전효과를 기반으로 하는 광센서는 신재생 에너지와 정보통신, 사물 인터넷, 광통신 등의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이다. 그중에서도 근적외선 광 검출은 ▷자율주행 차량의 전방 센서 ▷의료 분야 열화상 측정 ▷야간 투시를 비롯한 우주·군사 시설 ▷물체 이동 감지 센서 ▷태양전지 등에 활용된다.
이처럼 광전효과 기반 광센서는 최근 부상하는 신산업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미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 보급에 따라 근적외선 감지 기술은 실시간 영상에 기반한 여러 안전, 교통, 보안, 통신 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의료 진단 및 우주 관측 분야에도 활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에서 근적외선 감지 기술에 대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조지아공과대학과 듀크대학 등에서 해당 기술의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신산업 분야에서 요구되는 근적외선 감지 센서는 기존 기술과 차별화되는 높은 감도와 검출 성능을 필요로 한다. 센서의 높은 정확도와 함께 실시간 영상을 처리·활용하기 위해서는 구동에 필요한 전력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빛이 없을 때 측정되는 전류인 암전류는 피코암페어(pA, 10의 12승분의 1) 수준으로 최소화하되 입사광 하에서 측정되는 광전류는 최대화하여야 하고, 동작에 필요한 인가 전압(applied voltage) 또한 최소화되거나 자가 전력으로 가능해야 한다.
이렇게 센서 감도를 극대화하면, 야간이나 가시광이 없는 환경에서 물체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예 - 자율 주행 차량의 모션 모니터링). 이러한 광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팀은 모트 전이 소재인 이산화바나듐에 주목했다. 이산화바나듐은 미세한 외부 자극(온도, 빛, 전압)에 의해 소재의 전도성이 절연체에서 도전체로 급격히 변화한다(양자역학적 전이). 또한 외부 자극 전후의 온·오프 전류비가 최대 1만배 이상으로, 스위칭 속도가 실리콘보다 빠르다. 이에 업계에서는 모트 전이 소재를 활용하면, 수천억원 대의 장비 및 별도의 공정이 필요한 기존 반도체의 실리콘 공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소재로서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호환 공정으로 이산화바나듐 박막을 실리콘 웨이퍼 상부에 형성하는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이산화바나듐은 바나듐이 산소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다양한 산화물 조성 중 한 가지로, 불안정하고 형성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여러 산화물 조성이 혼합되며 모트 전이 특성이 약화되거나 사라지게 되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아주대 연구팀은 집적회로 양산공정에서 기존에 널리 활용되는 원자층 증착 기술을 이용하여 안정적인 스위칭을 얻는 이산화바나듐 초박막(박막 두께 약 10 nm / 나노미터는 미터의 십억분의 일에 해당)을 실리콘 기판 위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실리콘과 이산화바나듐으로 구성된 포토 다이오드 소자를 제조했다. 이렇게 개발된 센서는 피코암페어의 암전류를 가지며 근적외선 광입사에 대하여 초고감도·최고 수준의 검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광센서를 이용해 노이즈 영상 패턴을 명확히 구분하는 지능형 이미지 검출을 시연해냈다.
서형탁 교수는 “그동안 구현이 불가능했던 초고감도 근적외선 검출을 새로운 소재 및 공정 방식을 통해 실리콘 기판 위에서 반도체 호환 공정으로 실현했다는 점에서 학문적·기술적 의의가 있다”며 “이 방식을 응용하면 기존의 실리콘 집적 회로 공정에 접목하여 우수한 성능의 광센서를 구현할 수 있어 자율주행, 의료, 우주 및 군사, 신재생 에너지, 사물 인터넷, 광통신 등의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 실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높은 기술적 파급효과를 가진 소자화 기술을 추가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사업과 중견·기본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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