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이웃이자 동반자입니다"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3. 5. 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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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시사매거진 제주=장애공감 제주사회] 김민석 사회복지사
"7년간 장애인단체 사회복지사로서 열정적으로 활동"
"두 아이 아빠 된 후 삶의 목표와 가치관 달라져 행복"
"뇌병변장애 대한 편견 갖고 대해 힘들어"
"대화나 외출 때 타인 시선 두려웠으나 용기갖고 당당히 나서"
"부모, 친구들, 사회동료, 선생님들 지금의 내 자신 만들어줘 감사"
"장애인 펜싱선수 준비중…대회에서 메달 따서 멋진 모습 보이고파"
사회복지사 김민석씨.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5월 12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사회복지사 김민석씨

◇박혜진>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장애 공감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이 시간에는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장애인 분들 또 열정 인생을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보는 시간으로 함께 하는데요. 오늘은 사회복지사 김민석씨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민석> 안녕하세요.

◇박혜진> 네. 얼마 전까지 제주장애인연맹 제주DPI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오랫동안 일을 하셨고 지난해는 제주도의회 의장상을 수상을 하실 정도로 열정을 다해서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해오셨습니다. 활동하는 데 굉장히 힘든 점들도 있으셨을 거고 보람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김민석> 솔직히 장애인 비장애인을 떠나서 회사 생활이라는 게 쉽지만은 않았었고요. 제가 뇌병변장애라고 해서 장애인 계열 중에 장애가 심한 쪽에 속하다 보니까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긴 하지만 시간이 좀 많이 걸리고요. 세세한 부분에서 시간이 좀 걸려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제가 애가 둘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뭔가 하고 있다는 거에 대해서 자신감도 생기고 행복감도 생겨서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박혜진> 김민석 씨는 현재 뇌병변 장애를 갖고 계시다고요.  

◆김민석> 뇌병변이라는 단어가 나온 지는 좀 됐는데요. 어감때문에 오해가 좀 많으세요. 아무래도 뇌 쪽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혹은 판단력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라는 오해들을 많이 하세요. 신체적으로도 약간 강직이 생기다 보니까 놀라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거에 대한 과잉 보호를 해 주시려고 하거나 제가 사무처장이었는데 밑에 직원을 보듯 아니면 활동지원 선생님을 바라보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으세요. 그런 것 때문에 짜증 날 때도 있고 자괴감이 들 때도 좀 있었습니다.

◇박혜진> 모든 장애가 다 그렇습니다만 사회생활하는 데 있어서 때로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김민석> 솔직히 용기보다 두려움이 더 강할 때가 많거든요. 좌절감이 생길 때도 많고 제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아이들이 학교 갔을 때 아빠가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고민들이 더 많았거든요. 말을 할 때나 밖에 나갈 때 비춰지는 제 모습이 두려울 때가 많더라고요.

근데 제가 용기 내서 앞으로 가지 않으면 숨기는 것이 되기 때문에 차라리 까발리고 앞으로 가야 더 당당해질 것 같아서 '아빠 발음 안 좋으니까 안 들리면 한 번 더 물어봐'.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용기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 같진 않거든요.

◇박혜진> 삶의 모든 과정에서 나름의 성장통이 있으셨겠군요.

◆김민석> 사람들이 사춘기, 오춘기라고 표현을 많이들 하지 않습니까? 저는 매순간마다 사춘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화장실 가서 웃어요. 저한테도 짜증을 많이 내기도 하고 내가 왜 그렇게 표현을 했지? 왜 그런 발음을 했지? 왜 그렇게 긴장을 했지? 근데 인생은 한 번뿐이잖아요. 나중에 돌아봤을 때 물론 후회는 하겠지만 후회만 하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냥 앞으로 가는 중입니다.

◇박혜진> 살아오면서 고마웠던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김민석> 진짜 수도 없이 많죠. 근데 당연한 얘기겠지만 저희 부모님, 친구들, 사회 동료, 학교 선생님들, 교수님들 일일이 말씀을 못 드려요. 그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거고요. 제가 농담 반 진담 반 그런 말을 하거든요. 한쪽 다리를 못 쓰는 건 부모님 만나려고 한 거고, 한쪽 다리 못 쓰는 건 좋은 친구 만나려고 했던 거고, 한쪽 팔은 좋은 아이들 만나려고 했던 거고, 한쪽 팔은 좋은 아내를 만나려고 했던 거라고요.

어찌 보면 저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거거든요. 제가 여기 이렇게 앉아 있고 마이크 앞에서 제 삶을 말할 수 있게끔 해준 그분들 그리고 이렇게 장애를 갖고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어찌 보면 다 이유가 있는 거다라고 혼자 주문을 외는 거거든요.

◇박혜진> 최근 장애인 펜싱 선수를 준비하고 계시다고요.  

◆김민석> 대학교 동기가 장애인 체육 쪽에 있어서 운동을 해보지 않겠냐고 얘기를 해서 고민하다가 저희 아들과 딸에게 아빠가 펜싱하는 거 어떠냐 했을 때 아이들이 아빠가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이 한 마디가 한번 해봐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박혜진>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에게 하는 실수들이 있을텐데 조언을 해 주시죠.

◆김민석> 장애인을 떠나서 일단 인간적으로 누군가의 신체에 손을 대거나 도움을 줄 때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해야 될 게 이렇게 해드려도 될까요? 문 열어드릴까요? 라고 하잖아요. 근데 장애인 쪽으로 가면 그것이 먼저가 아니고 묻지도 않고 원하는 방향도 아닌데 휠체어를 밀어주세요. 사람이 움직이지 전까지는 일단은 물어봐 주시고 무작정 도와주시려고 하지 않으셔도 되거든요.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이 되면 그냥 지나가셔도 돼요. 너무 큰 배려는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느낄 수 있거든요. 

◇박혜진> 장애에 대한 인식은 나아졌다고 생각하시나요.

◆김민석> 시대도 바뀌고 좋아지고 시설적으로도 좋아졌어요. 근데 단 한 가지 안 바뀐 게 있는 것 같아요. 장애인도 사람이라는 사실이요. 우리는 보통 김민석이라는 사람을 보기 전에 장애인 김민석을 생각하잖아요. 김민석을 먼저 봐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탈시설 자립 생활을 얘기하는 게 지역사회 안에서 같이 살기 위함이지 갈라 놓기 위함이 아니거든요.  같이 살기 위함이라면 우리 사회가 한 번쯤 고민해 봐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박혜진> 올 한 해 갖고있는 계획들은 무엇인가요?  

◆김민석> 펜싱 대회에서 메달을 한번 따보고 싶고요. 기회가 된다면 그 때 이 자리에 다시 한 번 찾아 뵙고 싶습니다.

◇박혜진> 네.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민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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