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요즘 네이버에서 뉴스 얼마나 보고 있습니까
[미디어오늘 28주년 창간기획]
주요 매체 네이버 PV 45.5% 급감
대형 정치이벤트 없고 코로나19 특수 사라져
젊은 세대 중심 플랫폼 이동 현상 뚜렷
"네이버 뉴스트래픽 감소, 일시적 현상 아닐 것"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언론사별 네이버 뉴스 이용률이 크게 줄고 있다.
네이버 콘텐츠 제휴 언론 19곳(종합일간지 5곳·경제지 2곳·뉴스통신사 3곳·지상파방송 3곳·종합편성채널 4곳·보도전문채널 2곳)의 모바일 페이지뷰(조회수), 순방문자수, 체류시간을 분석한 결과 세 지표 모두 눈에 띄게 줄었다. 마켓링크가 개발한 뉴스인덱스 시스템의 트래픽 데이터를 미디어오늘과 퍼블리시뉴스와기술연구소가 공동 분석한 결과다.
특히 네이버 모바일 평균 페이지뷰(PV)는 2023년 1분기 기준 전년 1분기 대비 45.5% 떨어졌다. 매체 19곳 모두 페이지뷰가 감소했다. 50% 이상 급락한 매체도 6곳에 달했다.
추이를 보면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1분기 매체 19곳의 평균 모바일 페이지뷰(월 평균)는 1억193만9900회에 달했다. 2022년 2분기 7719만2582회로 줄었고, 2022년 3분기 6823만47회, 2022년 4분기 6410만4490회, 2023년 1분기 5554만3633회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 대비 2022년 2분기 -21.28%, 2022년 3분기 -10.13%, 2022년 4분기 -6.69%, 2023년 1분기 13.15%씩 줄었다.
체류시간 역시 급격하게 줄었다. 매체 19곳의 평균 2022년 1분기 모바일 체류시간(월 평균)은 6918만2000분에서 2022년 2분기 5495만6000분, 2022년 3분기 4968만4000분, 2022년 4분기 4691만9000분, 2023년 1분기 3959만8000분으로 감소했다.
이들 매체의 네이버 뉴스 모바일 순방문자는 5분의 1 가량 줄었다. 2022년 1분기(월 평균) 매체 19곳의 평균 순방문자수는 953만2549명에서 2023년 1분기 736만227명으로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고, 이용자가 포털 뉴스에 머무르는 시간과 뉴스 소비량이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박태진 마켓링크 이사는 “2021년 이후 뉴스 이용량은 2022년 1분기 대선 기간 동안 잠시 반등했던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다”며 “전체적인 뉴스 이용 감소와 인링크 뉴스 이용량의 감소 경향 속에서 이용자 수가 많은 네이버에서 그 감소율이 더 현격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언론계에선 네이버 뉴스 소비가 급감한 배경에 여러 요인이 있다고 본다. △전반적인 네이버 뉴스 소비 감소 △선거 등 대형 이벤트 부재 △코로나19 엔데믹 영향 등이다. 포털 콘텐츠 제휴사가 늘면서 주요 언론사의 뉴스 소비가 감소한 면도 있다.
주목할 점은 뉴스뿐 아니라 네이버 이용률 자체가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부가통신사업자 트래픽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네이버 이용자는 전년 대비 18% 줄었다. 같은 기간 구글의 이용자는 8.3% 감소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네이버의 타격이 크다. 인터넷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검색 점유율은 2017년 80%대에서 2023년 5월 현재 56.5%로 줄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포털 뉴스 이탈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1 언론수용자조사 보고서는 “20대가 포털 뉴스에서 영상 기반 매체로 이동한다는 신호가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20대의 읽는 뉴스(글 기사) 선호도는 2020년 68.5%에서 2021년 64.6%로 줄었고, 반대로 '보는 뉴스'(영상 기사) 선호도는 27.1%에서 32.0%로 올랐다. 네이버도 영상 뉴스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주목도는 높지 않다. 특히 지난해 네이버는 틱톡, 릴스, 쇼츠와 유사한 숏폼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예상보다 조회수가 높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언론사 설명회 자리에서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 부사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인 때는) 코로나 이전보다 20~30% 더 트래픽이 나왔다”며 “엔데믹 분위기가 형성된 하반기 들어서면서 꺾이고 있다. 수익적 관점만 보면 전반적으로 좋은 상황은 아닌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내년 언론사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A언론사 경영 부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트래픽이 줄었고, 특히 올해에는 30% 정도 크게 줄었다. 큰 이벤트가 없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정치권에서 여러 논란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데도 트래픽이 떨어지는 추세다. 결국 다른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네이버가 최근 언론사 아웃링크 서비스에 여러 제한을 둬 논란이 됐는데 뉴스 트래픽을 뺏기지 않기 위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위근 퍼블리시 뉴스와기술연구소장은 “포털 뉴스의 절대적 영향력은 포털이 인터넷 콘텐츠 및 서비스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졌기에 가능했다”며 “최근 포털 뉴스 트래픽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라 보기 어렵다. 소위 포털사업자는 다른 인터넷기업에 뉴스콘텐츠 이용을 뺏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 개편 역시 트래픽 '반등'을 위한 시도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네이버의 '20대 전용 뉴스 섹션' 도입은 20대의 낮은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가 최근 실시간 트렌드 추천 서비스인 '트렌드 토픽'을 전면에 내세우는 개편을 추진한 것 역시 이용자 유입 및 체류시간 확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반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전반적 뉴스 서비스 이용 감소 국면에서 정부여당의 포털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정치권 압박 이후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폐지' '모바일 첫화면 뉴스배열 폐지' '사람에 의한 뉴스배열 폐지' 등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에도 뉴스 서비스를 축소하는 개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포털 의존도가 높은 언론 역시 '탈포털'을 더욱 적극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위근 소장은 “포털사업자가 뉴스콘텐츠나 포털 뉴스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며 “뉴스콘텐츠의 포털사이트 유입 효과와 체류 효과는 분명하지만, 전통적 포털사이트의 이용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뉴스서비스 트래픽 감소는 결정된 미래”라고 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69세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성별, 연령, 지역, 직업 등 분포를 반영한 표본조사다. 표본은 2000명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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