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항균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사업 진출

LG전자가 항균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사업에 뛰어든다. 자사 주요 가전을 중심으로 우선 적용한 후 외부 기업으로 공급 대상을 넓힌다.

LG전자는 항균 유리 파우더, 수용성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를 생산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유리 파우더를 만들기 전 단계의 조각 유리(컬렛)

유리 파우더는 유리를 분쇄해 얻는 미세한 입자다. 유리계 소재는 화학적·열적·변색 안정성뿐 아니라 우수한 내구성을 갖췄다.

LG전자는 독자 유리 조성 설계 기술과 가전 실사용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항균 성능을 갖는 유리 파우더를 개발했다. 항균 유리 파우더는 플라스틱, 섬유, 페인트, 코팅제 등 다양한 소재를 만들 때 첨가하면 항균과 항곰팡이 성능을 구현한다.

LG전자는 2022년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LG 가전에 항균 유리 파우더를 적용했다. 신체와 자주 접하는 손잡이와 같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할 때 첨가해 고객이 제품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LG전자는 유리소재 성분을 정밀하게 방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수용성 유리까지 개발했다. 수용성 유리는 물에 녹으면 무기질 이온 상태로 변한다. 이는 바닷속 미세조류와 해조류 성장을 도와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적조 현상이 발생할 때 바다에 살포하는 황토 대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LG전자는 항균 유리 파우더 사업을 필두로 신개념 기능성 소재 사업을 추진한다.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24조원 규모로 전망한다. 우선 LG전자 주요 가전을 중심으로 항균 유리 파우더 적용을 확대한다. 이어 외부 기업에도 공급한다. 창원 스마트파크에 연간 4500톤 규모 생산 설비도 이미 갖췄다.

추후 해양 생태계 복원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LG전자 ESG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을 실현하는 차원이다. LG전자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정관 변경을 통해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항균 유리 파우더를 적용한 트롬 워시타워, 디오스 냉장고, 휘센 에어컨 등 LG가전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유리 소재가 가진 고유한 한계를 뛰어넘어 활용 영역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며 “기능성 소재 사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며 ESG 경영을 가속화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