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아들 문준용 '지명수배 포스터' 손배… 2심도 일부 승소

문재인 전 대통령 아들 문준용(왼쪽) 씨.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가 자신을 지명수배자로 표현한 포스터를 게시한 정준길 전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문광섭 정문경 이준현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1심과 동일하게 정 전 대변인이 문 씨에게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사건 관련 포스터와 브리핑에서 특혜 채용 등을 판단할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정황은 적시하지 않고 '지명수배', '출몰' 등 지나치게 모멸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라면서도 "유력 대통령 후보 아들 특혜 의혹 자체는 공적 관심사라 할 수 있더라도 본인이 직접 공인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 전 대변인은 2017년 5월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문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특혜 의혹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취업계의 신화', '문준용 국민 지명수배' 등의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게시했다.

또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문 씨에 대한 국민 지명수배를 선언한다"며 "금수저 부정 특혜 채용 비리가 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즉시 제보해 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 씨는 정 전 대변인에 대해 3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포스터와 브리핑 자체는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의견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해 명예훼손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모멸적인 표현을 사용해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