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타 골프 레슨] 퍼트의 달인이 되고 싶다면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2023. 5. 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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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지 않고 좋은 스코어를 내길 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연습장에 가는 것은 사실 굉장히 귀찮은 일입니다. 시간은 차치하고라도 골프백을 챙겨서 연습장까지 이동해야 하니까요. 1시간 안팎의 연습 샷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한 달에 한두 번만 연습해도 자신의 핸디캡이 유지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고 봐야죠.

‘게으른 천재’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2년 전 은퇴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펑산산(34·중국)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체격이나 걸음걸이만 봐서는 프로선수라고 느껴지지 않지만 한때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으니 재능은 타고났다고 봐야죠. 그는 LPGA 투어에서도 대회가 없으면 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경기 전 30분 정도만 연습했답니다. 2019년 후반부터 2021년 초까지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는데, "그동안 한 번도 채를 잡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6개월 만에 참가한 ANA 인스퍼레이션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쳤고, 3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참으로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리와 왼손 힘 기르기

어느 정도 기량을 쌓은 분에게 해당되지만 작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라운드를 한다면 연습장에 자주 갈 필요가 없습니다. 라운드 3일 전에 가서 제대로 한번 연습하고, 하루 전 30분간 어프로치 위주의 연습에 집중하면 열 번 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번만 가면 자신감이 없어질 수 있으니 두 번은 가야 합니다. 단, 연습한 후 근육의 피로는 24시간이 지나야 풀리니 연습은 30분 정도로 가볍게 합니다. 또 평소에도 골프 생각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연습은 하지 않더라도 관련 동작은 멈추면 안 되죠. 하체 힘이 좋아야 단단한 스윙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빌딩이나 아파트, 5층 이내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세요. 특별히 헬스클럽에 가지 않더라도 다리 힘이 길러집니다. 하이힐을 신었을 때는 발목에 부상이 생길 수도 있으니 삼가는 게 좋겠죠.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빈스윙 5차례 정도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골프 스윙은 오른손이 리드하지만 왼손 힘이 약하면 팔로 스로가 제대로 되지 않아 파워가 약해지고 타구 방향도 일정하지 않습니다(오른손잡이의 경우). 그렇다면 왼손 힘을 기르는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문을 열 때, 바지를 입거나 양말을 신을 때, 온라인 송금을 할 때 등 일상생활에서 왼손 사용을 늘리는 겁니다. 왼손 힘이 세져야 샷이 안정됩니다.

지난 4월 8일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100골을 터뜨린 손흥민(31·토트넘)은 아버지 손웅정 씨의 철저한 조련하에 왼발을 오른발만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하죠. 덕분에 이 같은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골프장을 혼자 가든, 지인과 함께 가든 최소 1시간 전에 도착하는 걸 목표로 삼으십시오. 티오프 30~40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하면 식사하고 차 마시고 허겁지겁 1번 홀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러면 첫 티샷부터 공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겠죠. 스코어는 보나 마나고요.

반드시 장갑 벗고 퍼팅

1시간 전에 여유 있게 도착하면 식사 후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그날 라운드의 간략한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연습 그린에서는 3~5분의 퍼팅으로 감을 미리 잡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리 퍼트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티잉그라운드에서 볼 때 왼쪽이 OB 지역이고 오른쪽이 해저드라면 페어웨이 중앙의 약간 오른쪽을 겨냥해 티샷을 날려야 합니다. 아마추어는 걱정하는 대로 공이 날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OB는 2벌타, 해저드는 1벌타이므로 미스가 나서 해저드 지역으로 공이 날아가도 3온을 시도해 보기로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OB가 난다면 더블보기를 저지를 확률이 80% 이상이므로 페어웨이 중앙보다 오른쪽을 노려 더블보기를 예방해야 합니다.

퍼트 잘하는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대부분 여성 골퍼는 공이 그린에 올라갔을 때 천천히 그린으로 접근, 캐디가 놓아준 방향으로 퍼팅하기 일쑤입니다. 캐디가 아주 노련하다면 그가 알려주는 대로 퍼팅해도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적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본인이 직접 그린 상태를 확인해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동반자보다 빠른 걸음으로 그린에 올라가 공과 홀컵 사이에 언듈레이션이 없는지, 홀컵 뒤편이 내리막이 아닌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마운드가 심하거나 홀컵 뒤편이 내리막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홀컵 뒤편의 내리막을 살피지 않으면 퍼팅한 공이 홀컵을 훌쩍 지나쳐 스리 퍼트 이상을 범할 우려가 큽니다. 공이 그린에 올라가면 반드시 잰걸음으로 그린으로 다가가십시오.

또 하나 중요한 팁은 퍼팅할 때는 꼭 양손 모두 맨손을 사용하십시오.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퍼팅하면 5~10퍼트는 거뜬히 줄일 수 있습니다. 왼손 혹은 양손에 장갑을 낀 채 퍼팅하는 여성 골퍼가 있습니다. 장갑을 낀 채 글을 쓴다면 글씨가 삐뚤삐뚤해지겠죠? 마찬가지로 장갑을 끼고 퍼팅하면 방향과 거리 조절이 잘되지 않습니다.

여성들이 장갑을 낀 채 퍼팅하는 건 손바닥이 거칠어질까 걱정되기 때문일 겁니다. 프로들은 하루에 1시간 가까이 퍼팅 연습을 하므로 손바닥이 까집니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은 대부분 실전에서만 퍼팅하기 때문에 손바닥이 거칠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18홀에서 10타 가까이 줄일 수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장갑 낀 채 퍼팅하면 안 되겠죠.

당장 이번 주에 라운드가 있다면 반드시 장갑을 벗고 퍼팅해보세요. 맨손 퍼팅은 연습을 안 해도 빨리 적응이 됩니다. 만약 불안하다면 라운드 전 연습 그린에서 3분만 테스트해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LPGA 선수인 렉시 톰슨(28). 그는 최정상급의 장타자로, 웬만한 파 5홀은 투온 할 수 있습니다. 스코어를 쉽게 줄일 수 있죠. 그런데도 우승은 1년에 한 번 정도이고 세계 1위는 엄두도 못 냅니다. 2위를 잠시 지키기는 했죠. KLPGA에서 날카로운 샷을 구사하는 박현경(23) 선수는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프로 데뷔 후 5년 1개월간 우승은 3차례에 그치며 단골 2위 선수라는 닉네임을 얻었습니다.

렉시 톰슨과 박현경 선수의 공통점은 뭘까요. 왼손에 장갑을 끼고 퍼팅한다는 겁니다. 두 사람의 플레이를 자세히 보면 2m 안팎의 쉬운 퍼트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장갑을 끼고 퍼팅하니 성공 확률 80%의 2m 짧은 거리에서도 실수를 자주 하게 되는 거겠죠.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퍼팅하면 거리와 방향 감각이 좋아져 5~10타는 쉽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십시오.

#골프레슨 #여성동아

김수인 
23년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며 2013년 파이낸셜뉴스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여러 매체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김수인의 파워골프’ 두 권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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