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이후 13년만' 인터밀란 챔스 결승 진출, 최종상대는 레알 OR 맨시티
인터밀란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세페 메이차에서 열린 2022~23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연고지 라이벌' AC밀란(이탈리아)과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같은 경기장에서 열렸지만, 규정상 AC밀란 홈으로 기록된 1차전에서도 인터밀란은 에딘 제코와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긴 바 있다. 이로써 인터밀란은 1·2차전 합계 3-0,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인터밀란이 챔스 결승 무대에 오른 건 트레블을 차지했던 2009~10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인터밀란은 조세 무리뉴 감독의 지도 아래 유럽 최강 팀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디에고 밀리토, 사무엘 에투, 웨슬리 스네이더, 하비에르 자네티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도 많았다. 당시 인터밀란은 챔스 결승 상대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만나 2-0 승리를 거두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후 긴 암흑기를 거쳤지만, 이를 이겨내고 다시 한 번 유럽무대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인터밀란은 매년 챔스 무대에서 죽음의 조에 속해 아쉬운 결과를 맞았다. 이번 대회도 상황은 비슷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뮌헨, 바르셀로나(스페인), 플젠(체코)과 함께 '죽음의 조' C조에 속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고 3승1무2패(승점 10)를 기록, 조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분위기를 이어간 인터밀란은 16강에서 FC포르투, 8강에서 벤피카(이상 포르투갈)까지 잡아냈다. 4강에선 최대 라이벌 밀란까지 꺾고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인터밀란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였다. 후반 29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밀집수비를 피해 왼발 슈팅을 날린 것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마르티네스는 5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시종일관 밀란 골문을 위협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마르티네스에게 가장 높은 평점 7.61을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은 인터밀란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글루에게 최고 평점 8.2를 주었다. 찰하노글루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패스성공률 89%, 키패스 2회 등을 기록했다. 마르티네스의 평점도 8.1로 좋았다.
득점이 필요했던 밀란이 전반 초반부터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오나나 골키퍼가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전반 10분 골문 앞에서 시도한 디아스 슈팅의 방향을 예측하고 막아냈다. 밀란은 전반 37분에도 레앙이 폭발적인 드리블 이후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이마저도 골대를 빗겨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밀란은 유리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인터밀란의 수비도 촘촘했다. 오히려 움츠려있던 인터밀란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9분 마르티네스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밀란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침착하게 마르티네스에게 패스를 건넨 루카쿠의 플레이도 좋았다. 결국 인터밀란은 마지막까지 한 골차 리드를 지켜내고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4강 반대편에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시티(잉글랜드)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양 팀은 4강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2차전은 오는 18일 오전 4시에 열린다. 인터밀란은 이 두 팀의 승자와 챔스 결승에서 맞붙는다. 이날 이탈리아 셈프레인터에 따르면 시모네 인자기 인터밀란 감독은 경기 후 "챔스 조별리그 추첨 때부터 결승 진출을 믿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며 "다른 준결승에는 훌륭한 팀들이 있다. 하지만 누가 결승에 진출하든 싸울 준비가 돼 있는 인터밀란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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