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종 bhc 회장 "BBQ 직원 아이디 취득, 법 위반 아냐"… 檢 "죄질 불량, 원심도 가볍다"

연희진 기자 2023. 5. 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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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지난 2022년 6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쟁사인 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를 받는 박현종 bhc그룹 회장의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박 회장 측은 BBQ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취득한 점은 인정했지만 이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쳤다.

검찰 측은 공소 유지가 되고 있는 점은 박 회장의 혐의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죄질이 불량해 가벼운 원심의 양형에 대해 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동부지법 1-1형사부(부장판사 장찬)는 지난 16일 오후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침해·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형사소송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정원 판사)은 지난해 6월 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부분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bhc 본사 사무실에서 당시 BBQ 재무팀 소속 직원인 A씨와 B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두 차례 접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사내 정보팀장에게 A씨와 B씨의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 당시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중재소송 관련 서류를 열람한 것으로 봤다.



박현종 "고의적 의도 없어" vs 검찰 "부당 취득은 법 위반"


이날 박 회장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성명불상자가 알고 있는 A씨와 B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내 정보팀장이 구두로 전달받아 박 회장에게 쪽지를 건넸을 뿐이란 것이다. 이 행위들은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이 아니어서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다시 말해 개인정보를 취득한 고의적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어 해당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성명불상자의 머릿속에 보관된 것으로 정보통신망에 보관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박 회장이 BBQ 전산망에 접속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도 없다고 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검찰은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지 않고 불상의 방법으로 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한 점에 대해 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판례가 있다며 이를 반박했다. 검찰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BBQ 데이터베이스라는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전송 및 보관되는 타인의 비밀이라고 주장했다. 피고인(박 회장) 기준으로 정당한 취득 기준이 없이 비밀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취득했으므로 부정한 방법으로 인정된다고도 했다.

검사 측은 "박 회장은 정보팀장에게 A씨와 B씨의 이메일을 볼 수 있으면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란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사회통념상 대표이사의 이런 말은 정보팀장에게 지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검사 측은 2013년7월14일부터 2015년7월6일쯤까지 BBQ 전산망에 무단접속된 기록은 274회로 행위자를 특정할 수 있는 건만 2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물적증거로 박 회장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아이디와 비밀번호, BBQ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웹주소가 적힌 메모를 촬영한 사진과 bhc 주식 양수도 검토계획안을 제시했다. 범행시간 직전 서버접속과 다운로드 기록에 대한 포렌식 분석 결과도 제출했다.

행위자를 특정할 수 있는 이유로는 ▲도용당한 A씨와 B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 수 있는 자 ▲BBQ 내부 전산망에서 열람·다운로드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자 ▲이를 통해 이득을 본 자 ▲이후 관련 내용을 박 회장 개인 메일에서 열람할 수 있는 자가 피고인(박 회장)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상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범행 당시 박 회장의 알리바이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박 회장 측은 당시 큰맘할매순대국 인수협상 회의에 참석했다는 구글 일정이 표기됐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일정은 일정일 뿐이며 이 회의 참석자가 박 회장을 보지 못했다는 진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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