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계약 연기에도 자신만만 삼천당제약, 자신감일까 자만심일까

송영두 2023. 5. 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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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아 시밀러 본 계약 체결 두번째 연기
무리한 언론플레이 지적도, 시밀러 사업 본질은 허가 여부
이 기사는 2023년05월12일 09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삼천당제약이 자신하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유럽 파트너사와의 본 계약이 또다시 연기됐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이다. 지난 공시 대비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했고,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계약 무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자신감 표현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사업 본질은 허가 여부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삼천당제약(000250)은 지난 4일 장 마감후 정정공시를 통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CD411) 본계약 체결 예상 시기 변경을 알렸다. 본 계약 체결 예상시기는 5월에서 7월 3일로 연기됐다. 연기 사유에 대해 회사는 “프로핏 쉐어링 정산 시기 및 정산 방법과 계약 해지 조건에 대해 더 논의하고, 동시에 4월 20일 종료된 유럽 허가 신청용 프리필드시린지(PFS) 생산 제품 및 테스트 결과와 생산 사이트 현장 실사(Due Diligence)를 실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의 아일리아 시밀러 본 계약 지연 공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 유럽 파트너사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텀싯 계약을 알리면서 본 계약 체결 예상 시기를 2월로 공시했다. 하지만 삼천당제약은 2월 23일 정정공시를 통해 본 계약 체결 예상 시기를 최종 임상시험보고서(CSR) 수령일로부터 45일 이내로 변경했다. 회사측이 발표한 공시대로라면 5월 8일까지 본 계약 체결이 이뤄져야 했지만, 또 다시 연기된 것이다.

삼천당제약 공시 발췌(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계약 체결 무산 가능성 제로”...자신감일까 무리수일까

삼천당제약은 4일 공시 이후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한번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본계약 지연과 관련된 해명을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공급계약 협상은 다소 지연됐으나, 계약 체결이 무산될 가능성은 제로”라며 “빠른 진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자료에는 공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계약 체결 무산 가능성은 제로’라는 입장이 추가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계약을 두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단정적인 단어나 멘트를 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는 만큼, 삼천당제약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 “계약과 관련해 상황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하더라도, 100% 계약이 체결된다는 보장이 없다. 계약이 내부적으로 확정된 상황에서도 공식적인 계약 체결이 이뤄질때까지 단정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4일 공시에 따르면 “본 바인딩 텀싯은 본계약이 체결되는 시점 또는 7월 3일 이후에는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파트너사의 본계약 이행 의무는 제품, 공급자 및 공급망에 대한 실사가 만족스러운 경우에 한함(파트너사의 단독 결정)”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즉 본계약 주체는 삼천당제약이 아닌 파트너사다. 삼천당제약이 나서서 먼저 계약에 대해 확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천당제약이 상당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업화 시점이 다가오면서 파트너사와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파트너사 계약에 대한 자신감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판매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텀싯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유럽 빅 마켓을 판매 지역으로 확보할 수 있어, 파트너 는 글로벌 기업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삼천당제약 공시에 언급된 유럽 15개국 중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는 유럽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을 갖고 있다. 5개 국가가 전체 시장의 80%을 차지하고 있다”며 “본 계약이 체결된다면 사실상 유럽 전역에 판매가 가능한 것이다. 이 정도 커버가 가능한 파트너사는 글로벌 기업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일리아 시밀러 핵심은 유럽-미국 허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관련해 업계는 파트너사 계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이오시밀러 허가 획득이라고 입을 모은다. 파트너사와 계약하고서도 허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던 만큼, 파트너사 계약보다 허가에 대한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지난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HD201) 개발을 완료해 품목허가에 도전했다 실패했다. 지난해 5월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품목허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수령한 뒤 허가 신청을 자진철회했다. 임상 3상 결과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했고, 알보젠, 테바, 시플라 등 파트너사와 지역별 공급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임상배치와 상용화배치 간 동등성 분석 기준 등에 대해 CHMP로부터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허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허가가 불발되면 파트너사와의 계약도 해지될 수 있고, 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어렵다”면서 “공급계약 체결로 수령받을 수 있는 계약금과 마일스톤도 결국 시밀러 제품이 허가를 받고 해당 지역에서 처방되야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데일리는 삼천당제약 측에 △앞선 텀싯 논의에서 생산시설 실사 등에 대한 논의 여부 △‘계약 체결 무산 가능성 제로’에 대한 입장 △허가 획득을 얼만큼 확신하는지 △아일리아 시밀러 등 텀싯 단계에서 공개한 이유 등에 대해 문의했다. 삼천당제약은 “관련 사항은 계약과 관련된 사항 및 허가, 판매 시기와 관련된 사항이라 답변 드리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송영두 (songz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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