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놀루션, 올해 보릿고개는 불가피…비상 경영도 검토

김새미 2023. 5. 17. 09: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허니가드-R액' 예상 허가 시점 올해→내년으로 미뤄져
올해 출시할 '제노익스트림', 매출 가시화 시간 걸릴 듯
정부과제 수주 등 비용 절감 노력…중장기 모멘텀 풍부
이 기사는 2023년05월12일 09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코로나19 수혜를 입었던 제놀루션(225220)이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허니가드-R액’의 허가가 예상되는 내년까지 보릿고개를 겪을 전망이다.

김기옥 제놀루션 대표(사진=제놀루션)
1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제놀루션이 올해 비상 경영 체제 진행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니가드-R액의 품목허가 예상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연내 매출을 끌어올릴 만한 묘책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니가드-R액 예상 허가 시점 올해→내년으로 미뤄져

제놀루션은 지난달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허니가드-R액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품목허가 승인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 확인될 전망이다.

허니가드-R액은 꿀벌 실종·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됐다. 해당 치료제가 농림축산부에서 허가를 획득하면 세계 최초의 낭충봉아부패병 치료제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된다. 제놀루션은 허니가드-R액이 출시되면 2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허가 획득 이후에는 동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형, 태국형, 베트남형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한 유효성도 입증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세계 최대 양봉산업 국가로서 한국보다 5배 규모의 양봉사육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당장 올해에는 제놀루션의 매출을 증가시킬 만한 요소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제놀루션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엔데믹의 여파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제놀루션은 2019년까지만 해도 4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20년 853억원으로 급증했다가 2021년 728억원으로 줄고, 지난해에는 381억원으로 반토막난 업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원→540억원→413억원→147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3.8%→63.4%→56.7%→38.7% 순으로 오르내렸다.

제놀루션의 핵산추출시약·장비가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쓰이면서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내수보다는 수출로 많이 벌어들인 게 특징이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7%에서 2020년 92.8%로 치솟았다가 2021년 76.1%로 줄었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풀리면서 올해는 이러한 수혜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매출 끌어올릴 만한 아이템은?

제놀루션은 올해 출시 예정인 대형 전자동 분자진단장비 ‘제노익스트림(Geno-Xtreme)’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제노익스트림은 대형병원, 대량 검사센터 등에서 사용되는 장비로 한번에 192개의 샘플처리가 가능하다. 1일 최대 3840개의 샘플처리가 가능해 글로벌 경쟁사들과도 견줄 만하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제놀루션은 오는 7월 미국에서 열릴 미국임상화학회(AACC)에서 제노익스트림을 론칭한 후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제품이 고가인데다 해외 의료기기 시장을 침투하기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올해 매출 성과로 가시화될지는 미지수다. 제놀루션 관계자도 “매출을 늘리는 게 쉽진 않은 부분이라 실제로 제노익스트림 출시가 어느 정도 매출로 연결될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제놀루션도 당장 올해 매출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는 것에 대해서 검토하며, 최대한 정부연구과제를 통해 연구개발비를 절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단 올해 고비를 넘기면 허니가드-R액 허가를 통해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RNA간섭(RN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추가적인 파이프라인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년 내로 상용화 가능한 파이프라인만 4개는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놀루션은 노제마병, 꿀벌 응애 등 꿀벌치료제 외에 소나무재선충을 퇴치하기 위한 친환경 농약도 개발 중이다.

이러한 연구개발은 김기옥 제놀루션 대표의 딸인 김민이 연구소장(CTO)이 주도하고 있다. 김 연구소장은 미국 예일대학교 분자세포발생생물학 석·박사를 졸업하고 하버드 의대 BIDMC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문연구원으로 재직했던 김 연구소장은 2018년부터 제놀루션에 합류했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허니가드-R액의 품목허가가 연내에 나오길 희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는 사실 모멘텀이 많진 않은 상황이지만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새미 (bird@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