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 에콰도르 대통령, 2차 탄핵 위기…'국회 해산'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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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진영이 장악한 남미에서 친서방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야당이 제기한 '부패 혐의'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국회 탄핵 심판대에 올랐다.
라소 대통령은 2021년 5월 취임한 이래 지난해 6월 1차 탄핵 국면에서 기사회생했지만 좌파 성향의 야당은 지난 3월 또다시 그의 탄핵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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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해산권' 발동 시 탄핵 모면…언론 "동반 자살"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좌파진영이 장악한 남미에서 친서방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야당이 제기한 '부패 혐의'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국회 탄핵 심판대에 올랐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소야대 국면의 에콰도르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라소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위한 본회의를 개최했다. 대통령 탄핵 정당성에 관한 야당 측 2시간가량 변론이 있고 나서 라소 대통령의 반박이 이어졌다.
비비아나 벨로스 희망연대(야당) 의원은 이날 온라인 생중계된 회의에서 "대통령은 이제 도망칠 수 없고 변호인단 뒤에 숨을 수 없다"며 "대통령에게 국정운영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시키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라소 대통령은 "완전히 명백하고 의심할 여지도 없는 무죄"를 주창하며 국영석유회사 페트로에콰도르를 비롯한 다수 공기업 계약 과정서 횡령 연루, 가족의 마약 밀매 가담 정황, 처남의 공공사업 계약 개입 등 각종 부패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진실과 정의,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집단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대신 이렇게 정치 공방을 벌이는 비합리적인 대립이 끝나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야당은)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국이나 중국처럼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나라에 우리 제품을 수출하는 무역 의제를 수행하기 위해 정치적 안정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라소 대통령은 2021년 5월 취임한 이래 지난해 6월 1차 탄핵 국면에서 기사회생했지만 좌파 성향의 야당은 지난 3월 또다시 그의 탄핵을 추진했다.
에콰도르 헌법재판소는 같은달 30일 국회가 제출한 대통령 탄핵소추 의향서를 찬성 6명, 반대 3명으로 인용했다. 국회는 지난 9일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안을 출석의원 116명 중 88명 동의로 가결했다.
본회의 종료 후 국회의장은 닷새 안에 투표를 위한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 탄핵안 가결은 재적의원 137명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92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전날 국회에서 야권의 비르힐리오 사키셀라 국회의장이 재석의원 136명 중 96명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됐기에 그가 이번 위기에서도 무사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라소 대통령은 자신의 잔여 임기(2년)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대통령 권한인 헌법상 '국회 해산권'을 발동하면 탄핵만큼은 피할 수 있다. 국회 해산으로 요구한 대통령·국회의원 동시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직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동반 자살"로 표현했다.
이번에 탄핵이 성사될 경우 라소 대통령은 1933년 후안 데 디오스 마르테니스 이후 공직에서 해임된 두번째 대통령이 된다. 알프레도 보레로 부통령이 직무 대행을 맡게 된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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